김포시(파란색 선 안) (연합뉴스)
김포시(파란색 선 안) (연합뉴스)

김포시로부터 시작된 '서울시 편입 논란'은 경기도 안에서 구리시와 하남시, 광명시 등 일부 시군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서울시 경계와 맞닿아 있는 시들로 생활권이 서울로 겹친다는 논리에서 시작된 이번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것은 여당에서 당론화 추진 선언을 하면서다.

물론 그에 앞서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추진이 공식화되자 김포시 입장에서는 경기북부보다 차라리 서울에 편입되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하게 반영됐는지 우려스럽다.

주민들의 불편 호소가 민원으로 모아지고, 그것을 토대로 정책으로 생산되고 추진 방향과 대책이 정해지는, 통상적인 방법까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서두른 모양새다.

물론 나름대로 해당 지역마다 오랜 기간 숙고해 왔겠지만 하루아침에 "우린 다른 데로 갈래"라고 선언하고 다음 날 바로 원하는 지역으로 포함되는, 아이들 땅따먹기하는 방식으로 지자체 편입이 된다면 오히려 시민들 불편은 더 가중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경기도 OO시' △△읍·◇◇면에서 '서울시 OO구'가 되면 △△지역이나 ◇◇지역 모두 동이 되거나 통폐합돼야 하는 등 행정단위 모두 바꿀 수밖에 없다. 1998년 말 시로 승격된 김포시가 신도시 개발 등으로 겨우 50만 명을 넘어섰는데 하나의 자치구로 지위를 낮추게 되는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또 일각에서는 과거 서울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경기도 광주지역 일부가 서울로 편입되면서 현재의 강남이 생겨나고 김포, 시흥, 광명과 같은 도시들도 일부는 원래 서울 땅이었다며 ‘본전’ 생각을 하는 뉘앙스도 받게 된다.

그런 식으로 ‘원래’를 따진다면 고려시대에 생겨난 한성부를 중심으로 둘러싼 현재 경기지역은 양주목과 광주목, 여주목, 파주목으로 나뉘어 훨씬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소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현재 서울 전 지역 면적을 다 합쳐도 경기도 화성시 면적보다 적은데다 경기도 전체가 서울시를 둘러싸고 있는 모양새를 봐서는 경기도 내 몇몇 지자체가 서울로 편입되는 것보다는 서울시가 경기도로 편입되는 것이 어떠할지 이런저런 생각도 해본다.

무엇이 중요한지는 정당이나 지자체장이 먼저 발표하거나 언급하기보다 주권자인 주민들의 의견이나 요구로부터 시작됐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무튼 이번 사안은 시기나 사안부터가 너무 시급했고 생뚱 맞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