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이는 사진 #61

‘그냥 끄적이는 사진’은 ‘끄적이다’ 의 사전적 의미로 ‘글씨나 그림 따위를 대충 쓰거나 그리다.’ 의 말 그대로 사진에 관해 독자와 소통하며 여러 가지 방향으로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예순한 번째 그냥 끄적이는 사진이야기는 눈 감은 사람 없는 단체 사진입니다.

이그노벨상, 노벨상을 받기에는 황당하지만 어떤 상이라도 줘야 할 것 같은 연구에 주어지는 상이 있습니다.  2023년 박승민 미국 스탠퍼드대 비뇨기의학과 연구원을 포함한 총 5명의 한국인 수상자를 배출 한 이그노벨상에 2006년 수학상을 수상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오늘의 끄적이는 이야기 입니다. 

호주의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에서 일하던 닉 스벤슨와 피어스 반스가 수상한 단체 사진을 찍을 경우 눈 감은 사람이 한 명도 없게 하려면 최소한 몇 장을 찍어야 하는지를 수학적으로 계산한 논문입니다.

아주 신박하고 창의적인 천재들의 생각이 아닐까 합니다. 본격적으로 한국 사진기자들이 디지털로 넘어온 시기가 2002년 월드컵 때입니다. 선배들의 말에 따르면 그때 아직 필름을 사용한 곳도 있다고 하니 2006년 일반 사람들에게는 디지털 보다는 필름을 더 많이 사용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일단 위 수학적 계산 공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NP = 1/(1-xt)^n

NP : 필요한 사진 수

x : 눈을 깜빡이는 회수

t : 사진을 망칠 수 있는 시간(눈 감은 시간)

n : 대상 인원수

위 공식을 보면서 외계어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학과 안 친한 필자가 위 공식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인원수/3(낮에는 3, 밤에는 2)으로 촬영을 진행 하면 눈을 감은 사람이 없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더 쉽게 12명의 인원이 눈을 감지 않은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총 4번의 사진을 촬영하면 한 장의 완벽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단 위 공식도 50명 이상일 때는 셔터를 아무리 눌러도 반드시 한 사람은 눈을 감는다는 수학적 설명도 포함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눈을 감은 채 렌즈를 향해 미소를 짓고 “하나! 둘! 셋!” 하면서 “셋!”에 눈을 뜨게 하고 사진을 촬영하면 한 명의 눈 감은 사람 없이 표정도 자연스러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필름보다는 디지털로 변화된 지금은 연사와 합성이라는 좋은 방법이 있어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공식이지만 지금 봐도 신기하고 경이로운 공식입니다. 한장 한장 돈이라고 생각하며 소중히 찍었던 필름 한장과 좋은날 기념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공식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위 공식과 상관 없는 그냥 끄적이는 단체 사진 잘 찍는 법에 관해 간단하게 정리해 보며 마치겠습니다. 

1. 좋은 조명 확보

자연광이 가장 이상적이므로 실외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좋습니다. 햇빛이 너무 강하지 않도록 조절하고, 직사광선을 피해 그늘진 지역에서 찍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에서 찍는 경우에는 밝은 조명을 사용하고, 다양한 방향에서 조명을 조절하여 그림자를 줄입니다.

2. 배경 확인

배경이 깨끗하고 혼잡하지 않아야 합니다. 무의미한 요소나 방해물이 없는지 확인하세요.  배경을 단체 인물과 조화롭게 조정하여 주요 주제가 두드러지도록 합니다.

3. 포즈와 배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서 있는 포즈를 취하도록 유도하고, 웃는 얼굴로 포즈하도록 요청하세요. 키가 큰 사람부터 작은 사람 순서로 나열하거나, 그룹 구성원의 관계나 역할에 따라 배열합니다.

4. 초점 및 깊이

전체 그룹이나 일부 구성원이 모두 초점에 잡히도록 카메라의 초점을 조절하세요. 보통은 5.6의 조리개로 많이 촬영 하지만 배경도 중요하면 더 조여도 좋습니다.

5. 카메라 설정

적절한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 값을 선택하여 어두운 혹은 밝은 상황에 맞게 노출을 조절합니다. 삼각대를 사용하면 카메라를 안정적으로 고정하여 흔들림을 방지합니다.

6. 후 보정

필요하다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사진을 개선하고, 색감 보정 및 잡음 감소를 수행합니다. 또한 눈을 감은 사람이 있다면 합성을 통해 보정하는 방법 좋습니다.

이상 예순한 번째 ‘눈 감은 사람 없는 단체 사진’에 대해 끄적여 봤습니다. 다음 ‘그냥 끄적이는 사진’에서는 그럼 조금 더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사진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조병석 기자 bs@the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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