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가 지나서도 제법 높은 낮 기온이 계속되는 동안 알아채지 못했다. 올해도 이제 두 달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이른 아침 내 방 창문 밖으로 짙은 안개 사이로 얼핏 보이는 논에 벼도 이제야 누런색을 띄었고 가을이 한참 지난 것을 알게 됐다.

올해 국정감사가 끝나면 임기가 끝나가는 국회의원들은 새롭게 그 자리에 도전하는 후보들과 뒤섞여 또 한 표 구걸(?)을 하러 다니기 시작할 것이다.

다른 분위기이지만, 지방의회에서는 11월부터 집행부와 소관기관들의 올해 한 해 살림살이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살피는 행정사무감사와 함께 내년도 본예산 등도 살펴 심의하게 된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의회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크다는 경기도의회에서 그러한 고민을 하는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관 중인 기관 운영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바로잡고 불필요한 사업을 꼬집어 집행될 예산 낭비를 막아내는 경기도의회 의원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야 할지, 아니면 전반기이기는 하지만 활동영역과 선거구를 비롯한 이른바 '판'을 더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직접 총선에 뛰어들 준비를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경기도의회 (더리포트DB)
경기도의회 (더리포트DB)

제11대 경기도의회가 당초 78석씩 여야 교섭단체가 같은 의석수로 균형을 이루면서 주목을 받아왔기에 혹여나 홀연히 자리를 비울 경우 그 또한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40여 일간 진행되는 제372회 정례회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2주간 행정사무감사, 2024년 예산안과 2023년 추경예산안 심의, 각종 조례안 등 안건 심의가 끝나면 올해 공식 회기도 마무리된다.

'행정사무감사'를 지방의회 의정활동의 꽃이라고들 한다. 게다가 올해 행정사무감사는 각 지방의회 전반기 마지막 행감이고, 다음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기에 열리게 된다.

텃밭에서 일해야 할 농부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경우는 없길 바란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가을 실시되다보니 김빠진 분위기 속에 치러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준비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동안 어수선했었지만 의회 전반기 마무리는 야무지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 경기도의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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