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이는 사진 #47

‘그냥 끄적이는 사진’은 ‘끄적이다’ 의 사전적 의미로 ‘글씨나 그림 따위를 대충 쓰거나 그리다.’ 의 말 그대로 사진에 관해 독자와 소통하며 여러 가지 방향으로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마흔일곱 번째 ‘그냥 끄적이는 사진’ 이야기는 ‘주제와 소재’입니다.

workers_ 세라 페라다의 금광,브라질 1986 SALGADO Sebastiao
workers_ 세라 페라다의 금광,브라질 1986 SALGADO Sebastiao

주제와 소재의 차이점을 알고 계신가요? 모든 창작물들의 가장 중요한 주제와 소재에 대해 이야기 할까 합니다. 유명한 사진가들은 좋은 주제를 찾고 그에 맞는 소재를 정해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가를 묻는다면 대학생활 때부터 좋아했던 다큐멘터리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사진가 세바스티앙 살가도(SALGADO Sebastiao)를 말할 것입니다.

그의 노동자들(workers)을 보면 농업,식품,광업,산업,석유,건설 등 6개 분야로 노동자들의 삶을 보여준다. 그의 사진은 노동자들의 고뇌와 비참한 삶을 보는 이에게 전달합니다. 생존을 위해 브라질 금광에서 천 한 조각만을 몸에 두르고 치열하게 일하고 있는 3만 명이 넘는 사람들, 사탕수수 농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들, 제철소에서 위험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 아무것도 없는 허허 벌판에서 거대한 배를 만들고 있는 노동자 등은 사라져가는 다양한 육체 노동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들로 생존의 치열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workers_ 세라 페라다의 금광,브라질 1986 SALGADO Sebastiao
workers_ 세라 페라다의 금광,브라질 1986 SALGADO Sebastiao

살가도는 사진으로 육체노동의 신성함과 원초적 삶의 건강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인간이 자신의 근원적 모습인 자급자족의 삶의 방식을 스스로 폐기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자 했습니다. 또한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고사하고 자신이 생산한 생산품조차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그들에게 살가도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이들은 노동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육체노동을 기록함과 동시에 현대 문명이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과 병폐를 고발하고자 했습니다.

살가도의 위 사진들로 주제와 소재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진가라 서론이 너무 길어진 거 같습니다. 아래 간단하게 사진의 주제와 소재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사진 주제

사진 주제는 사진 작품의 전반적인 주제나 의도를 나타냅니다. 이는 사진 강의 또는 프로젝트의 초점이 되는 큰 주제이며, 주로 추상적인 개념이나 주제를 다룹니다. 사진 주제는 창작자의 시각이나 표현 방식에 관련된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랑", "시간의 흐름", "동물의 아름다움" 등이 사진 주제의 예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주제는 사진 작품을 통해 감정, 개념, 철학적인 아이디어 등을 전달하고자 할 때 사용됩니다. 살가도의 사진의 주제는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육체노동의 원초적 삶을 기록하며 노동자들의 고뇌와 비참한 삶을 보는 이에게 전달이 나닐까 합니다.

2. 사진 소재

사진 소재는 사진 작품에서 실제로 담고자 하는 대상이나 주제를 나타냅니다. 이는 사진 주제를 구체화하고, 구체적인 대상이나 사물을 사진으로 담을 때 사용됩니다. 사진 소재는 주로 실제 세계에서 발견되는 사물, 장면, 인물 등을 포함합니다. 예를 들어, "자연의 풍경", "도시 건물", "인물의 표정" 등이 사진 소재의 예입니다. 이러한 소재는 사진을 통해 시각적으로 담고자 하는 대상을 표현하고자 할 때 사용됩니다.

요약하자면, 사진 주제는 사진 작품의 큰 테마나 의도를 의미하며, 주로 추상적인 개념이나 주제를 다룹니다. 반면에 사진 소재는 사진 작품에서 구체적으로 담고자 하는 대상이나 주제를 의미하며, 주로 실제 세계에서 발견되는 사물이나 장면을 다룹니다. 사진 주제는 사진 작품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사진 소재는 사진을 찍을 대상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상 마흔일곱 번째 ‘주제와 소재’에 대해 끄적여 봤습니다. 다음 ‘그냥 끄적이는 사진’에서는 그럼 조금 더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사진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조병석 기자 bs@the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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