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현장이 된 청주 한 아파트 집 출입구에 경찰통제선이 붙었다.
범죄 현장이 된 청주 한 아파트 집 출입구에 경찰통제선이 붙었다.

아이를 보듬고 품어야할 엄마가 눈도 채 뜨지 못했을 아기 목을 조르고, 차디차게 식어가는 아기를 자택 냉장고로 넣어 보관한 엄마.

어머니를 누가 모실 지를 놓고 다투다가 친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형.

범죄는 아니지만, 낳아놓기만 하고 가출 후 연락 한 통 없다가 자녀 사망 보험금이 나오자 자신의 몫만 챙긴 생모.

최근 정답게 서로 아끼며 살아가야 할 법한 가족이 원한이나 범행 대상이 되고 있다.

또 체력 소모는 물론 어지간한 열정으로는 견디며 헌신할 수 있어야하는 육아를 두려워하는 가구도 적잖다.

그렇게 우리는 결혼과 출산이 선택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생계 등을 비관하며 일가족을 살해 후 극단적 선택(예전에는 동반자살로 잘못 표현되던 때도 있었다)하는 경우는 이제 뉴스에서도 드물 정도다.

물론 대부분의 가족들은 가족 구성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 속의 가족 구성원 중 일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긴 시간을 홀로 지내거나 일부 가족들과만 연락을 하며 지내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다소 젊은 시절 화목한 표정으로 찍은 빛바랜 가족사진보다는 사회생활이나 동호회 활동을 하며 만난 마음에 맞는 이웃사촌끼리 찍은 사진에 더 손길이 가는 시절이다.

사회나 과학기술이 발달을 거듭할수록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외로움을 더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SNS 같은 공간에서 자신이 소유하고 자신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소개하고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아날로그 감성이 가끔 솟아나는 것도 이렇게 감정이 퍽퍽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을 해치거나 숨지게 해서도 안 되지만 가족이나 친척을 상대로 한 범죄는 사회적으로도 용서하거나 관대하게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오랜만에 출산 직후 데려온 아기를 살해 후 냉장고에 수년간 보관해 왔다는 기사를 보고 너무 흥분한 것 같다.

잠시 이 세상에 온 아가는 무슨 죄가 있어서 이리도 서둘러 별이 됐는지, 물어볼 기회가 없는 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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