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남지 않은 5월 달력을 들여다보니 이달 초까지도 검정색이었다가 갑자기 빨강색으로 바뀐 날이 있다. 그래서 더 고맙게도 연휴를 만끽하게 해준 날이 있다. 바로 이번 주 토요일 ‘부처님 오신 날’을 대체해 쉴 수 있는 '29일'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둔 20일 서울 종로에 연등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둔 20일 서울 종로에 연등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부처님 오신 날'. 아직도 어르신들 중에서는 이 날을 ‘사월초파일’이나 ‘석가탄신일’로 부르는 경우가 있다.

석가모니 탄생을 기념해 한국 정부가 제정한 법정공휴일 중 하나로 음력 4월 8일이다. 그래서 정확한 발음으로는 ‘사월초팔일’(四月初八日)이 된다.

‘석가탄신일’도 2017년까지 공식적인 명칭이었다. 정작 절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을 사용했다고 한다.

'부처님 오신 날'은 기온이 포근한 계절에 있는 휴일로 봄나들이를 나온 행락객들로 북쩍이는 공휴일이다.

부처님오신날(5월27일)을 1주일 앞둔 20일 서울 종로에 연등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부처님오신날(5월27일)을 1주일 앞둔 20일 서울 종로에 연등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부처님 오신 날이 낀 연휴 동안 뉴스에는 절 마당에 걸린 연등행렬, 봄나들이 중인 사람들로 북쩍이는 고속도로 그림이 단골 메뉴처럼 배경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날만큼은 불교가 자신의 종교인지 아닌지 간에 정치인이라면 반드시 가까운 절에 가는 날이기도 하다. 석굴암도 1년에 딱 하루, 이 날만큼은 내부를 개방해 참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통사찰들이 유일하게 소방검열을 받는 날이다. 특히 문화재청과 소방청에서 검열을 나온다. 소방당국은 아예 연휴기간을 특별경계근무 기간으로 정하고 각종 재난상황에 대응하기로 했다.

부처님 오신 날에는 연등행사와 관등놀이를 중심으로 하는 갖가지 민속행사도 진행된다. 갖가지 등을 만들어 민속신앙의 의미를 가미시키기도 한다.

부처님오신날 맞이 연등 만들기 (연합뉴스)
부처님오신날 맞이 연등 만들기 (연합뉴스)

오늘날 연등회는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하는 불교행사 경계를 넘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잇는 국민축제로 발전했고, 해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종교가 불교인지 여부를 떠나 ‘부처님 오신 날’이 낀 이번 주말에는 꼭 한 번 주변에 절이 있다면 찾아가 보자. 주변 경치는 물론 고즈넉한 분위기를 눈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3년 간 팬데믹을 잘 이겨낸 자신들에게 휴식과 여유를 상으로 주는 것처럼 자연도 만끽해 보자.

우리 모두 갑자기 생겨난 대체공휴일을 포함해 주말 연휴를 값지게 보내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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