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치료가 필요한 알코올 중독자다.

[더 리포트] 우리사회는 보이지 않지만 중독의 그림자가 매우 짙다. 유형부터 다양하다. 대표적인 중독이 음주와 흡연이다. 보건복지부 정신질환 실태조사(2016년)를 보면, 평생 알코올로 인한 의존과 남용 증상이 있는 음주 장애 추정환자 수는 139만 명(평생 유병률 12.2%)에 달했다. 성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치료가 필요한 알코올 중독자다.

도박도 그렇다. 최근엔 20~30대의 인터넷 도박중독이 각종 흉악 범죄와 연결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연예인 마약 파문에서 보듯, 약물 중독도 심각하다.

성(sex) 중독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2016년 조사한 범죄 판례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몰카 범죄 재범률은 53.8%에 이르렀다. 같은 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몰카범죄 재범률은 폭력의 3.66배였고, 살인보다는 10배 정도 높았다.

여기에 앞으로는 중독 유형 하나가 더 는다. 게임이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중독을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으로의 분류를 예고했다.

보통 도박 중독을 줄이거나 없애는 방법으로 심리치료, 약물치료가 병행된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많은 종교 치료 광고가 뜬다. 1만여 명의 회원이 있는 한 인터넷 치유 카페의 운영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중독 증세는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기도를 병행하십시오. 꾸준히 일주일에 아침, 저녁으로 기도를 하세요. 도박 습관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과연 기도는 중독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을까. 이와 관련 중독을 종교적으로 치료하려는 연구 논문이 눈길을 끈다.

일정 수련을 통해 애착을 증오로 바꾸는 과정

중독 치유관련 근래 가장 유행인 요법은 명상 기반의 ‘알아차림’이나 ‘마음 챙김’ 기법이다.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화나 욕구를 가라앉히는 방법이다. 다만 일반인에겐 낯선 방법이어서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이에 반해 불교나 기독교 적 치료는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하다.

<중독치료에 대한 불교적 고찰 : 12연기와 염불삼매를 활용한 접근>(동국대학교 대학원, 2019)는 불교의 교리 중 일부를 활용해 중독치료의 가능성을 모색한 논문이다.

치료 방법은 전문 용어인 ‘불교의 12연기법(緣起法)’이다. 12연기법이란 인간을 비롯한 모든 대상은 12가지 요소가 서로 인과 관계를 이루어 순환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람의 행동하고 마음의 변하는 상태를 설명하는 불교의 심리학적 모형이다.

12가지 중에 ‘애(愛)’라는 항목이 있다. 논문은 이 ‘사랑할 애(愛)’를 일정 수련을 통해 미워할 ‘증(憎)’으로 바꿈으로써 중독의 대상에 대한 집착을 끊는다는 논리를 제시한다.

그 방법은 바로 염불삼매(念佛三昧)다. 염불은 불경을 외운다는 뜻이고, 삼매는 한 가지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염불은 ‘말’의 효과다. 힌두교에서는 말에 에너지가 있어 타인 혹은 대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논문은 “염불에 하면 자기암시를 거쳐 터널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모든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차단되고, 출구라는 한 점을 향해 가면서 하나의 목표만이 눈에 들어오는 상태가 된다는 것. 즉 염불에 집중하면 다른 생각이 차단되고 중독의 대상(술, 도박, 게임)에 대해 애착은 사라지고 증오의 감정만 남는다는 것.

연구자는 “이는 재발의 위험 없이 중독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진일보한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의미를 두었다.

■ "성 중독은 반드시 ‘진리요법’으로 치료" 주장

중독 질환 중 성 중독의 치료법으로 기독교리를 제시한 논문도 있다.

<기독교인 성 중독의 치료 : : 진리요법을 중심으로- The Therapy on Sexual Addiction of Christian : Centering around TRUTH Therapy>(곽정임, 성결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2018)은 “성 중독의 치료적 접근은 반드시 기독교 상담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거는 이렇다. 일반적으로 성 중독자는 역기능 적인 사고로 형성된 왜곡된 자기대화에 의해 성 중독행동을 반복하며 중독에 빠져든다.

논문은 ‘내면에 심리적 정서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경우가 자신의 내면에서 그릇된 자기대화를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경청한다”며 “그러한 상황이 반복이 되어 습관이 되면 자신 스스로 상황을 견디지 못 하는 강박적인 병적상태가 된다”고 진단한다.

치료 방법은 저자가 이름 붙인 '진리요법(TRUTH Therapy)'이다.

논문에 따르면 진리요법이란 내담자 스스로 내면에 있는 자기대화(Self talking)를 살펴보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생각을 대신하여 하나님의 진리를 자신의 마음과 영혼 깊은 곳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그렇게 되면 성 중독자의 왜곡된 사고와 행동에서 생긴 그릇된 자기대화에서 벗어나 진리에 근거한 새로운 자기대화를 내면에 형성하도록 한다는 것.

논문 저자는 “연구는 이론과 사례연구를 병행하였는데 기독교인으로서 성 중독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에게 진리요법이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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