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여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한 남성의 절절한 사랑과 슬픔이다."

"여제자를 잊지 못하는 심정을 절실하게 노래하고 있다."

<도리화가(桃李花歌)>는 조선 고종 때 신재효가 지은 판소리이다. 제목속의 '도리화(桃李花)'는 신재효의 여제자 진채선이다. '도리화가(歌)'는 50대의 스승이 20대의 제자에게 보내는 연서(戀書)로 알려졌다.

어렵게 발굴해 교육시킨 소리꾼 제자가 한양 경복궁 낙성연에 올려보냈으나 대원군의 총애를 받아 오래토록 돌아오지 않자 상사(想思)의 마음에서 지어 보냈다는 것.

그러나 이를 뒤집는 주장을 담은 논문이 있다. <'도리화가(桃李花歌)' 읽기와 창작배경설(創作背景說) 비판>(김종철, 판소리학회, '판소리연구', 2022)은 이 <도리화가>를 사설 차원에서 분석해보면 "창작배경설은 하나의 그럴 듯한 허구일 뿐"이라고 밝혔다.

영화 '도리화가'중 한 장면. 채선 역 수지.
영화 '도리화가'중 한 장면. 채선 역 수지.

논문은 화자(話者)의 발화(發話)에 채선에 대한 상사(想思)나 연정(戀情)이 없으며, 허구적으로 설정된 주인공 노인은 채선에 대해 애정의식을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채선이 애정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그 애정 대상이 누군지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논문은 신재효가 <도리화가>를 지은 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그 하나는 채선에 대한 찬사와 과시 욕구의 발로다. 작품 제목과 작중 인물 채선을 뛰어난 제자를 뜻하는 ‘도리(桃李)’라 하고 그녀의 미모(美貌)와 명창(名唱)으로서의 기량(技倆) 묘사에 사설의 대부분을 안배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둘째는 채선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논문에 따르면 작품에서 벽항궁촌(僻巷窮村)에서 고적하게 지내는 채선에게 희망을 갖도록 하고 노래에 힘쓰라고 당부하는 점을 근거로 봤다.

셋째는 채선이 신분상 겪는 질곡으로부터의 해방을 간접적으로 희망하는 차원에서 만들었다.

작품 전체에서 세 번에 걸쳐 채선이 처한 신분적 질곡을 암시하고, 노인의 발화를 통해 채선의 처지를 바꾸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점을 근거로 들었다.

논문은 "<도리화가>의 창작배경설을 지지하는 자료는 없는 반면 창작배경설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며 "<도리화가> 연구는 무엇보다도 사설 자체의 치밀한 읽기로 귀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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