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자 교수.

[더리포트=최종훈 기자]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전설적인 금메달리스트가 있다. 여성 태권도계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경희대학교 임신자 교수(태권도학과)가 그 주인공이다.

선수 생활에서 은퇴한 뒤에도 태권도를 향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올림픽 대표팀 코치, 인천시청 창단팀 감독, 대한태권도협회 이사를 거쳐 현재는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태권도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근 임 교수는 후학양성을 위해 태권도에 대한 통합적 지식과 이해를 함양하기 위한 개론서 <태권도 개론>(상아기획. 2021)을 펴냈다. 선수, 지도자, 학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은 전문가가 말하는 태권도는 어떨까? 임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태권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기(國技)인 만큼 수련자도 많습니다. 특히 강단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입장이다보니 태권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돕는 교재의 필요성을 느껴서 펜을 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이 골수를 뽑고 피를 말리는 작업임을 새삼 느꼈지만,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개론서를 펴내서 만족스럽습니다.”

-시중의 태권도 서적을 보면 주로 품새를 다루는 책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기존의 개론서와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저는 운동선수 출신이면서 동시에 체육학을 전공한 연구자이기도 합니다. 실제 경험을 토대로 이론화를 시도한 부분입니다. 이론화란 태권도의 뿌리를 찾고 뼈대를 세우며, 살을 붙여 정통성과 역사성을 복원하는 작업입니다. 이를 위해 태권도의 역사와 철학적 논의와 같은 지식은 물론이고, 품새와 겨루기 그리고 주변 무술과의 관계 등 실전에 관한 내용도 풍부하게 다루었습니다. 또한 체육학, 신경학, 운동역학, 생리학, 심리학 등을 태권도와 접목한 과학적 해석을 통해 학문적 체계 정립의 길을 제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태권도에 대해서 이것만큼은 꼭 전하고 싶다는 중요한 메시지가 있으십니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태권도는 실기가 중심이며, 태권도의 본질은 호신이라는 것입니다. 이론화 작업을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실전 기법을 향상하기 위한 방향으로 논리가 귀결되어야 합니다. 이론과 실전이 따로 노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명언이 하나 있습니다. ‘현장 없는 이론은 늘 공허하고, 이론 없는 현장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입니다. 태권도인이라면 항상 현장과 이론의 학문적 접점을 찾으려는 탐구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태권도를 연구하는 후학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태권도의 이론화 과정은 한국인으로서 모든 태권도 연구가들 앞에 놓인 기나긴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물방울이 비가 되고, 빗물이 모여 강물을 이루며, 강이 모여 이윽고 큰 바다가 되듯이 선행 연구자의 노력이 쌓이고 누적되어서 후행 연구자들에 의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를 소망합니다. 이 책이 그 밑거름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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