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의 저작권을 없애 누구나 읽게 하자는 취지의 북 쉐어 운동은 작은 이익의 포기 대가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공유경제의 일환이다. (도안-더 리포트)
오래된 책의 저작권을 없애 누구나 읽게 하자는 취지의 북 쉐어 운동은 작은 이익의 포기 대가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공유경제의 일환이다. (도안-더 리포트)

[더 리포트]는 북 쉐어(Book Share-책 공유) 캠페인을 펼칩니다. 책 저작권을 개인(저자)로부터 양도받아 대중이 자유롭게 이용하게 하자는 운동입니다. 좀 더 알려진 용어로 말하자면 책에 대한, ‘북 카피레프트(Book Copyleft)’운동입니다.

바야흐로 공유경제 시대입니다. 한 개인이 가진 유휴자원을 필요한 사람에게 대여하거나 함께 공유하는 시대의 가치에 책이 동참해야 합니다.

다만, ‘북 쉐어(Book share-책 공유)’ 운동의 대상은 모든 책이 아닙니다. 출간된 지 10년 지난 구본(舊本입)니다.

책의 저작권은 원천적으로 저자가 가지고 있습니다. 출판사는 판매 권리를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그 권리는 대개 자동 연장 됩니다. 쉽게 설명하겠습니다.

A란 책이 만들어질 때, 저자는 출판사와 계약을 합니다. 저작권은 저자가 갖되, 판매권은 출판사가 갖습니다. 대신 저자는 출판사가 팔아준 책의 수입 일부를 인세 형태(보통 10%안 쪽)로 받습니다. 따라서 저작권은 저자가 용단을 내릴 경우, 특정 기간이 지난 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즉 북 쉐어는 책 저자의 결단에 달렸습니다.

그런데 북 쉐어를 하게 되면 일단 손실이 발생합니다.

책 한 권이 1만5천원이라면 보통 저자는 약 1천 5백 원의 인세(10% 기준)수익을 얻습니다. 나머지 1만4천 5백 원의 매출을 출판사와 서점이 6대4 정도로 나눠 갖습니다. 이 몫은 매출을 말하며 순이익은 아닙니다. 

결국 북 쉐어를 하면, 저자는 인세 수입을 잃고 서점과 출판사 역시 판매 수익을 잃습니다.

그러나 10년 된 책은 일부 책을 제외하고 거의 팔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출판사와 저자에게 별 다른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도서관은 책의 무덤이다. 이 책을 양지로 나가게 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제시되는 게 북 쉐어 운동이다. (사진 픽사베이)

중견 출판사인 동아시아 한성봉 대표는 “10년 지난 책은 거의 팔리지 않는다"며 ”따라서 출판사나 저자의 이익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출간된 지 10년 됐어도 여전히 잘 팔리는 극소수의 책이 있습니다. 이 경우엔 손실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대의를 위해 포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니면 손실이 없는, 저작권 가치가 적은 책 위주로 북 쉐어를 하면 됩니다.

한성봉 대표는 “국제적으로 보면 지식재산권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우리나라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차피 읽히지 않는 책, 인기가 없는 책은 큰 의미가 없고 좋은 책, 잘 나가는 책이 북 쉐어 대상이 되어야 할 텐데 그 책을 끌어모으는 일이 쉽지는 않을 듯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카피레프트 운동이 처음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책 저작권을 없애자는 주장은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슈”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유한대 전자상거래 학과 양재영 교수는 “누가 주체가 되어 저작권을 양도 받을 지와 그 컨텐츠를 어떤 식으로 쓰이게 될지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이 먼저 제시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한 저자는 “펴낸 책은 자식과 같은 존재”라며 “자식이 독립하겠다고 하면 허락할 수는 있겠으나 어떻게 살아갈지, 즉 자식의 미래를 포기할 부모는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출판사 쪽 입장은 잠자는 오래된 책을 공유해 지적 자산으로 만들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는 공감했습니다. 그러나 저자들의 호응 여부와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문제를 공론화해서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자는 게 [더 리포트] 입장입니다. 발상의 전환 하나로 인해 매우 큰 이익을 얻는다면 말입니다. 무엇보다 '책의 무덤'이 되고 있는 도서관의 '시체'를 양지로 끌어내는 일이라면 말입니다.

[캠페인-북 쉐어 운동]①오래된 책에 묶인 저작권 족쇄를 풀자

[캠페인-북 쉐어 운동]②공유경제 시대, 발상의 전환 필요하다

[캠페인-북 쉐어 운동]③공유 대가는 일자리 창출과 거대한 지식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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