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석 지음 | 서해문집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서구 음악에서 한 옥타브는 열두 개의 음으로 이루어져있다. 하필 왜 열두 개여야 할까. 여기에는 과학이 숨어 있다.

우리가 보도 듣고 느끼는 오감 이상의 감각을 다룬 <인간의 모든 감각>(서해문집.2013)은 그 이유를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로부터 시작한다. 피타고라스는 서양 음고 체계인 ‘도,레,미,…’와 같은 서양 음고 이론의 출발점이다.

책에 따르면 어느 날 피타고라스가 대장간 앞을 지나다 쇠망치로 쇠막대를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관찰한바 두 망치의 무게 비율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비율이 1:2이면 완전 8도(옥타브) 소리가, 2:3이면 5도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그의 조율체계는 지금 피타고리안 음계로 불리는데 각 음 간의 주파수비율을 3:2로 해서 음들을 쌓아나가는 체계다. 다만, 다른 조로 이동할 때 음계의 음정이 변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7세기에 각각 음의 진동수가 바로 앞 음보다 5.7%씩 증가하도록 음계를 분할했다. 이를 평균율이라 부르고 한 옥타브가 열두 개의 음으로 이루어지게 된 배경이다.

또 한 옥타브가 열두 개의 음으로 나누어져야 하는 데는 인간이 구별할 수 있는 음의 수는 마흔여덟 개가 최대라는 이유가 있다. ‘도’와 ‘도-샤프’ 사이에 중간 음을 삽입했을 때 몇 개까지 두뇌가 인식할 수 있는지를 실험해본 결과 1/4 음정이 최대한 것인 걸로 나타났다. 한 옥타브가 열두 개의 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결국 한 옥타브 안에서 인간이 구별할 수 있는 음의 수는 마흔여덟 개라는 결론이다.

세계 모든 민족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중동에서는 24음정이, 인도에는 22음정이 있고 빈대로 12음정 미만의 음계도 있다. 몇몇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두 개의 음으로 이루어진 음계를 가졌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훨씬 더 널리 퍼진 것은 5음계로 아시아에 흔하게 나타난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