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9588명·SK하이닉스 1708명 증가
대형마트 3사 5679명 감소···CJ올리브영 3546명 증가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제공

경기 악화 속에서도 최근 2년간 국내 500대 기업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3만8000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글로벌 IT경기 둔화와 반도체 한파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해 IT전기전자 업종의 기업들이 2만 명가량 고용을 늘렸다.

반면 이마트와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사업이 주력인 유통 업체들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과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약진으로 점포 정리에 나서면서 국민연금 가입자가 감소했다. 

3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합병·분할 등으로 변동 폭이 컸던 34곳을 제외한 466개 기업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총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21년 12월 말 158만4548명에서 지난해 12월 말 162만1995명으로 3만7447명(2.4%)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IT전기전자 업종의 국민연금 가입자 증가 폭이 1만9539명(6.2%)으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는 500대 기업 전체 가입자 증가 수의 52.2%에 달하는 수치다. 

서비스 4810명(5.2%), 식음료 4278명(5.1%), 조선·기계·설비 3790명(5.0%), 석유화학 3694명(5.7%), 운송 3105명(7.1%), 건설·건자재 2809명(3.6%), 자동차·부품 1881명(1.0%), 제약 1106명(6.7%), 철강 771명(3.3%), 지주 231명(12.5%), 여신금융 170명(1.0%), 에너지 88명(1.7%), 상사 79명(2.9%) 순이다.

경기도 이천시 SK 하이닉스 경기 이천본사. (더리포트DB)
경기도 이천시 SK 하이닉스 경기 이천본사. (더리포트DB)

반면 은행과 유통, 보험 업종 등은 업황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 등으로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줄었다. 은행 기업의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 폭이 3810명(-3.5%)으로 가장 컸다. 이어 유통 1503명(-0.9%), 통신 1270명(-3.5%), 보험 1077명(-2.1%), 증권 672명(-2.1%), 생활용품 455명(-1.4%), 공기업 117명(-0.1%) 순으로 가입자가 감소했다. 유통업종은 고용이 폭증한 CJ올리브영을 제외하면 가입자 감소 수는 5000명대에 달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9588명(8.6%) 늘어나며 가입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삼성전자는 2022년 6600명, 2023년 2988명 가입자가 늘었다. 삼성은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3월과 9월 국민연금 가입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CJ올리브영은 3546명(57.8%) 늘며 2위에 올랐다. CJ올리브영은 온라인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확대하면서 2021년부터 강남 등 서울 내 주요 권역과 경기권 등에 도심형 물류 거점(MFC)을 늘리고 있다. 

LG이노텍 2907명(23.7%), SCK컴퍼니 2842명(14.8%), LG에너지솔루션 2519명(26.4%), 한국철도공사 2125명(10.6%), SK온 2089명(140.4%), SK하이닉스 1708명(5.8%), 대한항공 1340명(8.2%), 현대엔지니어링 1310명(20.9%) 등이 뒤따랐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 가입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이마트(2459명·-9.1%)였다.

롯데쇼핑 2202명(-9.8%), KT 2000명(-9.5%), LG전자 1696명(-4.5%), 한국씨티은행 1609명(-46.9%), 한국토지주택공사 1219명(-11.5%), 홈플러스 1018명(-5.0%), 삼성웰스토리 1010명(-13.2%), 기아 920명(-2.7%), 한국전력공사 837명(-3.4%) 순이다.

특히 이마트와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체 3곳이 모두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이들 3곳이 2년간 줄인 종업원 수는 총 5679명(-8.1%)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유통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KT는 정년퇴직으로 인한 자연 감소로 고용이 줄어들었다. KT는 2021년부터 매년 700~800명이 정년퇴직으로 회사를 떠나고 있다.

박병표 기자 tiki9tiki@the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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