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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탐] 새들도 눈치가 있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더 크게 운다
[知탐] 새들도 눈치가 있다, 시끄러운 곳에서는 더 크게 운다
  • 이진수 기자
  • 승인 2019.04.11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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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아시아 중부에 서식하는 메추라기뜸부기(학명 Crex Crex)

[더 리포트] [知탐]은 '지식을 탐하다'라는 문장의 줄임말입니다.-편집자 주 

도심 공원을 거닐다 보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가끔 엄청 큰 울음소리를 내는 새도 있다. 그 소리를 듣다보면 새의 청각에 대한 여러 지식이 떠오른다.

조류에 관한 백과사전에 따르면 일단 새가 지저귈 수 있는 이유는 공룡 때문이다. 공룡은 중생대인 대략 2억 4,800만 년 전에 청력을 얻었다. 조류는 공룡의 후손이다. (조류가 공룡이란 설도 있다.) 따라서 지금 새의 울음은 머나먼 선조인 공룡으로부터 이어진 능력이다.

또 하나, 일부 새는 목청이 매우 크다. 메추라기뜸부기가 대표적인 예다. 이 새의 소리는 바로 옆에서 들으면 약 100dB(데시벨)에 이른다. 보통 사람이 대화할 때 약 60dB이다. 시끄러운 사무실이 70dB, 큰소리로 말 할 때나 시끄러운 공장 같은 곳의 소음이 90dB이다. 자동차에서 나는 경적이 110dB이다.

메추라기뜸부기 정도 소리라면 가까이서 오래 들을 경우, 청력이 손상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점. 왜 메추라기뜸부기 자신의 귀는 멀쩡할까. 비결은 반사작용이다. 조류 연구에 따르면 일부 새는 소리를 내는 동안, 피부 덮개가 바깥귀를 막는다.

또 재미있는 능력 하나. 새들은 본능적으로 가족의 목소리를 안다. 어미와 새끼는, 새끼가 알에서 나오기 전부터 서로의 울음소리를 배운다. 이는 나중에 서로가 떨어졌을 때(혹은 잃어버렸을 때)를 위해서다. 

동물에 관한 방송에 보면 무수히 많은 새들이 서식하는 장소에서는 엄청난 새들이 우는 소음이 일어난다. 하지만 독특한 울음소리로 서로를 찾는다. 이는 ‘칵테일 효과’ 때문이다. 잡음은 걸러내고 특정 목소리에 집중해서 알아듣는 일을 말한다. 예컨대 그 시끄러운 나이트클럽에서 상대방의 말을 알아듣는 상황을 떠올리면 된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별 일이 다 있다. 그 중 하나는 분위기 파악이다. 엄마가 손을 입에 대고 ‘쉿!’ 하며, 목소리를 낮춰서 뭔가를 물어보면 아이 역시 갑자기 낮은 소리로 소곤소곤 대답한다. 크게 말하면 안 된다는 주변 상황을 알아차리는 지능이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도 그렇다. 조류의 감각을 다룬 <새의 감각>(커트리나 밴 그라우, 에이도스, 2015)에 따르면 도시에 사는 새는 시골에 사는 새보다 더 큰소리로 노래했다. 특히 소음이 가장 심한 평일 오전 출근 시간에는 더 크게 울었다. 새와 배경 잡음에 대한 반응을 연구한 결과다.

신기한 일이다. 그러나 자연에서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살아남기 위한 진화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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