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자원봉사자 42만 명, 단체 698개
각종 대형 사고 현장 등 구호 손길.. 캠페인 등 자원봉사 영역 확장, 기후위기 대응에도 자발적 변화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6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개최된 ‘제20회 수원시자원봉사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6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개최된 ‘제20회 수원시자원봉사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유무형 자원을 이웃과 나눴지만 오히려 자신이 더 많은 것을 얻게 됩니다."

수 많은 봉사자들이 다 같이 하는 말이다.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면 자원봉사자 자존감도 높아지고 세상이 더 아름답게 바뀌는 신비로운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자원봉사의 힘으로 수원시민을 하나로 묶고 수원지역 자부심과 긍지를 높여 온 수원시자원봉사센터가 개소 20주년을 맞았다.

20년 간 수원지역 자원봉사 활성화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수원시 제공)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수원시 제공)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20년 전인 2003년 10월 20일 문을 열었다. 지역에 산재한 자원봉사자와 단체들들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연결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시작하게 됐다. 수원시는 수원시자원봉사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포, 센터 출범의 기초를 닦고, '더불어사는 행복한 도시'라는 비전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초기 센터는 저변 확대에 집중했다. 개소 2년여 만인 2006년 전국 자원봉사센터 중 최우수센터로 행정자치부로부터 평가받았고 10년 만인 2013년 4월 종합운동장 더부살이를 끝내고  장안구 정자동 옛 대한지적공사 경기본부 건물을 리모델링해 보금자리를 옮겼다.

사랑의 밥차, 노숙인 다시서기 프로젝트, 온라인플랫폼 운영 등 차원이 다른 자원봉사 활동에 집중했고, 2017년 3월 영통분소를 열고 영통구와 권선구 주민들의 자원봉사 접근성을 확대했다. 현재 수원시자원봉사센터를 갖추게 된 것은 2019년 7월부터였다.

센터의 성장은 눈에 띄었다. 개소 당시 등록 자원봉사자 수는 1만2000명 수준에서 지난달 말 기준 41만9000여 명 규모로 성장했다. 20년 만에 35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등록 단체 수도 198개에서 698개로 증가했다. 자원봉사 수요처도 89곳에서 776곳으로 급증했다. 연간 누적 봉사시간은 지난달 말 기준 89만 시간을 기록했다.

지난 6일 ‘제20회 수원시자원봉사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지난 6일 ‘제20회 수원시자원봉사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재난·재해 현장 보듬은 손길

센터는 갑자기 발생한 재난·재해 현장으로 서슴없이 찾아가 온기를 전하고 해외 국가의 어려움에도 빠르게 응답했다. 신속한 구호물품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현장을 지원하는 재난·재해 전문봉사단이 주축이다.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는 센터가 재난·재해 현장에서 처음 희생과 연대를 갖추게 된 출발점이었다. 사고 발생 닷새째부터 114일 간 수원지역 자원봉사자 2만17명이 오염된 바다 살리기에 나섰다. 사고 현장 중 마외지역에 베이스캠프를 구축, 매서운 추위와 맞서며 기름 범벅인 바닷가를 닦아내는 등 누적 봉사시간만 모두 25만 시간을 기록했다. 폐현수막 1t, 각종 의약품과 작업복이 지원됐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떄는 수원시연화장과 합동분향소 등에 7개월 간 자원봉사자 839명이 유가족과 조문객에게 급수를 지원하는 등 활동을 했다.

지난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서 수원시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을 닦아내고 있다. (수원시 제공)
지난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서 수원시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을 닦아내고 있다. (수원시 제공)

이후로도 2017년 11월 자매도시 포항의 대규모 지진 이재민을 지원하고, 2019년 4월 강원도 고성 산불 현장, 2021년 8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34개 시군을 돕는 등 각종 재난·재해 현장에는 수원시자원봉사센터가 있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마스크 부족 사태에서 도움이 됐던 천 마스크와 마스크 끈 만들기, 2021년 봄부터는 예방접종센터에서 7개월 간 7166명이 봉사의 손길을 보탰다.

또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한 '수원 시민의 숲' 조성, 청소년 해외봉사단의 캄보디아 수원마을 기반시설 건립, 올해 초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원을 위해 20t에 달하는 의류, 난방텐트, 침낭 등 생활필수품을 보냈다.

지역과 사람 중심의 진화 모색

센터는 물품,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재능과 기회, 가능성과 시도를 독려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자원봉사 영역을 확장하는 시도를 해왔다.

2018년 오픈한 온라인플랫폼 '착한공터'가 그 결과물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소통하고 서로 활동을 연결하는 확장형 온라인 공간이다. 자원봉사 일감을 발굴하고 연계하는 기본 기능은 물론 재능공터, 시민공터, 캠페인, 배움공터, 드림공터, 마일리지공터 등의 구성이 더해졌다.

재능공터는 타로카드 상담, 외국어 가르쳐주기, 학습지도, 어르신 손발톱 정리 등 크고 작은 모든 재능을 자원봉사화 할 수 있도록 했다.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아 활동하는 시민공터도 있다.

지난 2021년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활약한 자원봉사자들 (수원시 제공)
지난 2021년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활약한 자원봉사자들 (수원시 제공)

캠페인 활동도 활발하다. 시민과 자원봉사단체, 기업, 동아리 등이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할 수 있는 캠페인을 발굴해 등록하는 방식으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 2019년 수원시 3·1운동 100주년 시민문화제 연대사업 운영 ▲ 2020년 코로나 극복을 위한 의료진 및 환자 응원 릴레이 캠페인 ▲ 2021년 아동학대를 알리는 손동작 공유를 위한 깜빡챌린지 ▲ 2022년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넷제로(Net Zero) 캠페인 등 매년 의미 있는 캠페인이 발굴돼 수원시의 좋은 변화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기후위기 대응 자원봉사에 집중하며 환경 지킴이 역할도 하고 있다. ‘장난감의 재탄생’, ‘위더스(With Us)’, ‘여기어때’, ‘생태교통 출퇴근 챌린지’ 등 환경과 접목한 시민참여형 탄소중립 자원봉사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센터의 효율화와 조직문화 향상, 지역사회 공헌 등의 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플랫폼 기능 개선과 구성원의 자율적인 참여 문화 확산을 이뤄냈고, 사회적 약자의 개념을 확대해 사랑의 밥차 운영지역을 지역 내 대학교로 확대해 호응을 얻었다. 수원시 13개 공공기관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며 도시재단과 연대와 협력을 위한 첫 단추를 꿰기도 했다.

자원봉사자 예우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해 추진했다. 자원봉사 활동 중 위험으로부터 자원봉사자를 보호하는 자원봉사 종합보험 혜택과 일정 봉사시간 실적을 달성하면 수원시와 협약을 맺은 검진기관에서 할인된 금액으로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누적 1천시간 이상의 우수 자원봉사자의 경우 노고를 인정해 최대 60만원의 간병비를 지원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수원시 자원봉사자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나무심기 캠페인 ‘여기어때’에 참여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수원시 자원봉사자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나무심기 캠페인 ‘여기어때’에 참여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시민 참여로 빛낼 새로운 20년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새로운 20년을 모색하고 있다. 시민이 만드는 자원봉사 행복도시 수원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참여하는 열린 플랫폼 구축 2030’을 비전으로 달려가는 전략을 수립했다. 사람과 현장을 중심으로, 공감과 협력을 이끌고, 자율과 창의에 기반한 자원봉사를 펼치기 위한 5가지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시민 공모로 ‘봉사하는 당신! 빛나는 당신!’이라는 슬로건도 선정했다.

자원봉사 단체와 수요처 특성별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자원봉사 생태계를 확고히 하고, 자원봉사포럼 등 지속가능한 소통 체계를 만드는 등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또 시민참여 플랫폼의 활성화와 자원봉사자 교육 및 마일리지 시스템 정비로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는 것이 두 번째다. 착한공터 등 수원시만의 특화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이를 대상별로 홍보해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은 세 번째 과제다. 또 참여자원봉사자들을 위한 포상과 지원 확대로 참여 동기와 전문성을 강화하는 네 번째 목표와 운영 시스템을 보다 체계화하는 마지막 목표까지 세부적인 과제를 수립 중이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지난 6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겸한 수원시자원봉사자의 날을 개최해 비전과 계획을 알렸다.

최영화 수원시자원봉사센터장은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내년에 더욱 새롭고 빛나는 봉사활동을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진행하겠다”며 “실천으로 나눔을 실현하고,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수원시 자원봉사자들은 아직 살 만한 세상을 만드는 주인공”이라며 “봉사하는 시민이 더욱 빛나는 도시, 따뜻한 모두의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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