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 경제협력위원회 면담 (경기도 제공)
한호 경제협력위원회 면담 (경기도 제공)

"중앙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을 갑자기 바꾸는 점을 우려하며 그런 측면에서 지방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도는 호주와 이런 부분에 대한 투자 확대나 협력 강화를 추진하겠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8일 "한국의 새로운 정부는 탈탄소,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해 상당히 거꾸로 가고 있고, 여러 가지 계획들도 정부 임기 이후로 미루고 있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날 호주 시드니 한 호텔에서 한·호 경제협력위원회 빌 패터슨 국방분과위원장, 제임스 최 금융분과위원, 데이브 녹스 금융분과 위원을 만났다.

특히 빌 패터슨 위원장과 제임스 최 위원은 주한 호주대사를 과거 역임한 데 이어 한국·호주 간 대표적 민간경제협의체인 '한·호 경제협력위원회'에 소속된 한-호 교류 핵심 인물이다.

한호 경제협력위원회 면담 (경기도 제공)
한호 경제협력위원회 면담 (경기도 제공)

김동연 지사는 이 자리에서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도(道)이자 경기 RE100을 선언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신재생에너지, 탈탄소, 핵심광물에 대한 호주와의 협력관계를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이브 녹스 금융분과위원은 "호주도 투자유치를 무척 적극적으로 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을 많이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관련해서는 이전 정부 때 조금 더 목표가 높았던 것 같은데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한국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기조l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빌 패터슨 위원장은 "과거 호주가 한국의 에너지, LNG, 철광석, 석탄 등을 수출하는 단순한 공급자 관계였는데, 이제는 양국 모두 탄소중립을 적극 추진 중인 만큼 수소 공급망이나 전기차 등 양국 투자통상 관계에 잠재력이 있다"고 화답했다.

김동연 지사는 제임스 최 금융분과 위원이 바이오, 농업, 국제학생 등에 대한 교류 확대를 제안하자 “지금 바이오클러스터를 경기도에 세 군데 계획하고 있어 대단히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교육에 있어서는 올해 경기도 청년들을 시드니대학에 연수 보냈는데, 이러한 청년 교환 프로그램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라며 “농업 분야는 제가 관심이 많은 분야고 한국은 농업의 혁신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동연 지사와 한·호 경제협력위원회는 전임 호주 정부 때 호주-중국과의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가 지난해 출범한 신정부 들어 복원되는 모습이 보인다고 언급하며, 마찬가지로 중국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에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의견을 교환했으며 균형 잡힌 접근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1978년 설립된 한·호 경제협력위원회는 양국 간 대표적인 민간 경제협의체다. 핵심광물, 국방·우주, 교육, 에너지, 금융 서비스, 식품·농업, 건강·생명공학 혁신 등 7개 분과로 구성돼 양국의 경제 협력에 기여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기존 26~28%에서 43%로 상향 조정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이 없는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밝힌 만큼 RE100(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선도 지자체 경기도와의 협력이 기대된다. 호주가 리튬과 니켈 등 배터리 관련 핵심 광물 보유국이자 한국의 광물자원 1위 공급국인 만큼 ‘케이(K)-배터리 중심지’ 경기도의 미래산업 견인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 만남을 포함한 호주 일정은 김동연 지사의 호주 협력 강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도는 설명했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2월 13일 도청에서 캐서린 레이퍼(Catherine Raper) 주한 호주대사를 만나 “이번 만남을 계기로 호주와 한국이 천연자원을 넘어 정보기술(IT)과 4차 산업도 협력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전쟁 참전비 헌화 (경기도 제공)
한국전쟁 참전비 헌화 (경기도 제공)

한편 김동연 지사는 한·호 경제협력위원회 면담에 앞서 이날 오전 시드니시가 소재한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무어파크(Moore Park) 한국전쟁참전비를 찾아 헌화하며 호주 방문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헌화에는 고남희 뉴사우스웨일스주 한국전 참전비 관리위원회 공동회장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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