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파가니니’의 한 장면.
뮤지컬 ‘파가니니’의 한 장면.

[더 리포트] 일부 전문직에겐 너무나 당연하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몹시 생소한 지식이나 용어가 있다. 뮤지컬에서 쓰이는 벨칸토 창법과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도 그 하나다.

먼저 ‘벨칸토 (bel canto)’란 ‘아름다운(bel) 노래(canto)’라는 뜻이다. 실제론 19세기 전반 이탈리아 오페라에 쓰였던 화려하고 기교적인 창법을 일컫는 용어라고 한다. 음악평론가 이용숙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저 우아하고 서정적으로만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성악가가 발휘할 수 있는 극한의 기교를 총동원해 노래 부르는 것이다. 이 창법은 강약의 폭이 좁아, 가수는 대단히 큰 음량을 만들어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성량을 치밀하게 조절하거나, 발음을 분명하게 해 빠른 메시지를 명료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페라 규모가 커지고 음향 시설이 발달한 요즘 오페라 환경에서는 꼭 맞는 창법이 아니다. 그 후 생긴, 현대의 과학 발성법 중 하나인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EVT)’ 이다.

EVT는 미국의 성악가이자 보이스 전문가인 에스틸(Jo. Estill) 교수가 1988년 창안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됐다. 근육훈련을 통해 다양한 음색을 연출해 인물의 성격을 표현할 수 있다.

전통과 현대를 상징하는 두 창법은 저마다 장점이 있다. 

논문 <뮤지컬 가창에서의 벨칸토 발성법과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 적용 사례 연구>(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2018)는 그 접점을 찾은 연구다.

연구는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맞는 효과적인 뮤지컬 발성법을 찾기 위해 시도되었다. 계기는 ‘벨칸토 발성법이 기본이 되는 성악을 오랜 시간 배운 연구자가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을 접하고 다양한 음색을 구사할 수 있게 되면서 고민하던 문제들의 해결점을 찾게 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논문에 따르면 짧은 시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한국 뮤지컬의 다양한 음악 장르와 입체적인 인물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다채로운 음색의 구사가 필요해졌다.

연구는 먼저 1학년과 2학년 총 여덟 명의 학생들에게 두 발성법을 적용했다. 50분간 일대일로 7번의 수업이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두 발성법을 습득하고 훈련하였다.이어 뮤지컬 넘버에 적용한 후, ‘벨칸토 발성법과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 적용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최소 1점에서 최대 5점까지의 리커트 척도에서 모두 4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것으로 연구의 수업 프로그램의 적용이 잘 이루어진 것을 확인했다.

논문 저자는 "이미지와 상상력, 경험을 바탕으로 발성 훈련의 기본기를 습득할 수 있는 벨칸토 발성법과 발성 기관의 구조와 움직임의 변화로 다양한 음색의 구현이 가능한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을 적용하기 위해서 각 발성기관의 이해와 감각 훈련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모방적이고 경험적인 지식에 근거한 벨칸토 발성법과 발성 기관의 기계적인 움직임에 초점이 맞춰져 노래의 예술적인 해석을 놓치기 쉬운 에스틸 보이스 트레이닝, 이 두 발성법 공존이 서로의 한계점을 보완해준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학생들 발성의 개선점과 다양한 음색의 구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다”고 의미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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