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 초상.

[더 리포트]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은 조선 후기의 실학을 대표하는 사상가다. 정치, 법률, 과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높은 학문 수준을 이루었다. 그런데 음악 분야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산은 ‘악서고존’과 ‘악론’을 비롯해 음악관련 여러 저술 자료를 남겼다. 특히 ‘악론'을 통해 “예와 악은 잠시라도 몸에서 떠나서는 안 되며, 음악을 진작함으로써 인간을 교화할 수 있는 것”이라는 지론을 밝힌 바 있다.

다산의 음악적 업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논문이 있다. 

<다산 사상의 음악교육적 함의>(단국대학교 대학원, 2019)은 다산의 음악적 성취와 의의, 음악교육 활용방안을 연구했다. 예악관과 학문관, 문화관의 성격을 규명하고 이를 음악 교육적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다산은 공자의 ‘인(仁)’ 개념을 인간관계 속에서 실현될 수 있는 실천적인 덕목으로 구체화함으로써 음악의 실천적 가치와 효용성을 확장하였다. 또한 성기호설에 입각하여 인간의 도덕적 주체성과 능동성을 강조함으로써 음악의 인성 교화적 가능성과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이어 인을 인성을 행위를 통해 획득되는 것(行事)으로 인식함으로써, 음악을 배우는 데 있어서도 실천을 통한 음악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논문은 "다산이 음악을 감정의 절제 수준에 따라 ‘덕음(德音)과 익음(溺音)’으로 구분함으로써 음악의 아름다움과 질적 가치가 음악의 외연적 아름다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 속에 내포되어 있는 정서적 수준에 있다고 보는 등 실천적 예악관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음악 분야에서도 실사구시의 세계관이 잘 나타나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실제로 ‘다산은 철저한 훈고와 고증 과정을 통해서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악론을 전개함으로써 실제에 부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 악론을 형성'하였다.

특히 다산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실학적 학문자세는 음악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논문의 연구결과다. 학습자의 경험 수준에 따라 교재를 선택하고, 인지적 사고 과정을 고려하여 교육내용을 위계화하는 인지론적 학습법 등 실사구시의 학문관을 보여주었다는 것.

논문은 “다산은 중국 중심의 화이적 예악관을 탈피하고, 조선 중심의 새로운 음악문화를 창달하려는 자주적 음악관을 보여주었다”며 “탐진촌요, 탐진어가, 탐진농가 등 지역의 풍속을 담은 조선시를 통해 우리 민속 문화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등 자주적 문화관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논문은 이번 연구의 시사점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다산의 실천적 예악관은 음악인성교육의 철학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다산의 실사구시 학문관은 음악학습의 측면에서 음악경험을 통한 음악이론 학습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은 다산의 자주적 문화관이 지금과 같은 다문화시대에 국악교육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의 확인이다. 문화적 자아의식과 문화적 평등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다산 철학의 골자이기에 그렇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의 고유 음악사상과 사상가들에 대한 음악교육철학 연구의 주춧돌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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