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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의 이번 주에 세계를 뒤흔든 책이 출간되다
400년 전의 이번 주에 세계를 뒤흔든 책이 출간되다
  • 전동민 기자
  • 승인 2019.03.06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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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데레우스 눈치우스'의 표지
'시데레우스 눈치우스'의 표지. (위키피아)

[더 리포트] 과학을 좋아하는 이들은 뮤지컬 이름 하나를 보고 눈을 크게 뜰 것이다. 창작뮤지컬 '시데레우스'다. 이 제목은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쓴 <시데레우스 눈치우스>(sidereus nuncius)에서 따왔다. 과학사이자 세계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 중 하나다.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란 이름을 안다면 과학을 제법 아는 셈이다.

시데레우스는 별이란 뜻이고, 눈치우스는 소식이란 말이다. 'sidereus nuncius'는 라틴어다. sidereus는 항성(Sidereal), nuncius는 ‘messenger’이나 ‘message’의 의미다. 따라서 곧이곧대로 번역하면 ‘항성의 메시지’(Sidereal Message)다.

책은 갈릴레이가 1609년 9월부터 다음해 3월 2일까지 하늘을 관측한 보고서다. 그 내용을 모아 1610년 3월 12일 라틴어로 출판했다. 달과 금성, 토성 관찰과 목성의 위성 발견이 담겨있다. 정확히 409년 전 일이다.

약 90쪽이 채 안 되는 분량에 달 그림이 5개, 별자리 그림(오리온자리, 플레아데스근처의 별, 오리온성운, 프레세페성운) 4개, 목성위성과 관련된 그림 등  70개 이상의 그림과 도표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최초의 하늘에 대한 명쾌한 기록이다. 갈릴레오는 1609년 5월 갈릴레오는 네덜란드에서 망원경이 발명됐다는 소식을 듣고 성능을 개량해서 그해 8월 배율이 8∼9배인 망원경을 만들었다. 이어 1609년 11월에는 8월에 만든 것보다 2배 이상 성능이 우수한 20배율의 망원경을 손에 쥐었다.

고성능 망원경의 발견은 획기적인 천문학 연구의 성과를 가져왔다. 첫 번째 업적은 달의 관측이다. 달의 모습이 군데군데 상처가 난 형태였다. 당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대로, 둥글고 완벽한 달로 믿고 있던 시기였다. 그 충격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더 극적인 장면은 목성의 위성 발견이다.

1610년 1월 갈릴레오는 자신이 발명한 망원경을 이용해 목성 주위를 도는 4개의 위성을 발견했다. 그 과정의 기록은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1610년 1월 7일, 해가 지고 1시간이 지난 뒤, 내가 만든 망원경으로 별자리를 살펴보고 있을 대 목성이 하늘에 나타났다. 내가 가진 망원경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어서, 작지만 매우 밝은 3개의 별(이전에 성능이 좋지 않은 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었던 별)이 목성 옆에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나는 이 별들이 붙박이별들 가운데 하나라고 믿었지만, 그래도 이 별들이 여간 흥미롭지 않았다. 왜냐하면 정확히 한 줄로 나란히 정렬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황도와 나란히 정렬되어 있었고, 같은 크기의 다른 별들보다 더 밝았기 때문이다.“

역사적 발견은 다음 대목에 있다. 이전에 보았던 그 별의 위치가 달라져 있었던 것. 당시만 해도 별은 움직이지 않았다. 천동설에 따라 지구가 고정되어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8일에 똑같은 관측을 한 나는 미지의 운명에 이끌린 듯, 3개의 별이 당초 기대한 위치와 매우 다른 곳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별들이 더불어 움직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3일후 11일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나는 조금도 의심치 않고, 이 3개의 별이 목성 둘레를 돌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는 천체 운행에 관한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을 가져온 엄청난 문장이다. 시데레우스 눈치우스의 마지막 대목은 다음과 같다.

"따라서 우리는 행성이 태양 둘레를 돌고 있다는 코페르니쿠스의 체계를 조심스럽게 수용하면서도, 지구와 달이 태양을 일 년에 한 번씩 함께 돌면서 동시에 달이 지구 둘레를 돌기도 한다는 것이 너무 당혹스러워서, 이러한 우주의 구성을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짓고 마는 사람들의 당혹감을 일거에 없애 버릴 수 있는 뛰어나고 훌륭한 논거를 갖게 되었다. 한 행성의 둘레를 돌면서 그 행성과 함께 태양 둘레를 크게 돌기도 하는 것(달)을 우리는 이제까지 하나밖에 몰랐지만, 이제는 4개의 별이 목성 둘레를 돌면서 그 목성과 함께 12년 주기로 태양 둘레를 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신이 하늘에서 사람들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놓는 사건을 발견했다면, 어떤 심정일까. 우리는 그저 밤하늘을 바라보며 진실을 알고 난 자의 번민을 헤아려 보는 일로 이 책에 대한 경외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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