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성 공격·대통령 당무개입 논란에 커지는 파열음

국민의힘 당대표 김기현,안철수 후보(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김기현,안철수 후보(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미래·화합이 아닌 과거·분열의 진흙탕으로 빠져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과 강성 친윤석열계의 ‘집단 공격’에 이어 윤 대통령 탈당론까지 등장하더니 시대착오적 이념 정체성 공격까지 거세지고 있다.

당 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안철수 후보에게 묻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간첩’, ‘신영복’, ‘사드 배치’, ‘햇볕정책’, ‘덩샤오핑’(鄧小平) 등을 키워드로 한 다섯 가지 공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전날 “반대한민국 보도의 총본산 언론노조를 지지하는 안 후보는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될 자격이 있습니까”라고 물은 바 있다. 김 의원의 발언은 지난 6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이철규 의원이 “(안 의원은)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한 이튿날 나왔다.

또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안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이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며 당원들을 협박하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대통령실과 친윤계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의 후보 단일화 효과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이런 공격에 안 후보는 낮은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총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일조하지 않았느냐. 그걸로 제 생각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중도·수도권’ 지지율이 경쟁자와 비교해 압도적 우위라면서 내년 총선에서 170석을 얻어 압승하겠다고 했다.

아수라장 전당대회에 대한 당내 우려도 커진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당무에 개입하는 걸 보고 당원들은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드는 것 같다”며 “대통령의 권력이나 당심으로 민심을 누르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장형채 기자 penguinj20@the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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