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확실히 기본적인 자연법칙을 무시하고 이유기가 지나서도 젖을 먹는 유일한 포유동물이다.”-본문 중

우유를 못 마시는 사람을 위로하는 문장이다. 신간 <우유의 역사>는 우유를 마실 수 있는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특히 자연에 사는 대부분의 포유동물 새끼는 신체적으로 먹이를 소화할 준비가 되면 유전자가 개입해 우유 소화 능력을 차단한다고 한다. 

연도를 적시하지 않아도 우유 음용의 역사는 아주 오래됐을 터다. 그런데 그 역사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위생이었다. 위생 관념이 부족했던 근대에는 우유를 마시고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결국 보관의 문제가 대두되었다. 책에는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 두 가지를 소개한다. 하나는 스마트했고 하나는 위험했다. 먼저 냉장고의 개선이다. 

신간 에 따르면 수많은 창조신화가 우유 한 방울에서 세상이 시작됐다고 믿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신간 에 따르면 수많은 창조신화가 우유 한 방울에서 세상이 시작됐다고 믿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책에 따르면 미국에서 냉장고를 만들려는 첫 번째 시도가 버터를 신선하게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1803년 메릴랜드의 토머스 무어가 삼나무로 만든 원통형 상자 안에 주석으로 만든 사각형 통을 끼워 넣고 원통과 주석통 사이를 얼음으로 채운 다음 얼음이 녹지 않게 원통을 모피로 감쌌다. 그는 자신이 냉장고라고 이름 붙인 -‘냉장고’라는 단어가 최초로 사용되었다- 그 상자에 버터를 담아 메릴랜드에 있는 그의 농장에서 20마일(약 32킬로미터) 거리의 조지타운 시장으로 가져갔다. 시장에서 그의 단단하고 신선한 버터는 큰 반향을 일으켰고 사람들은 기꺼이 더 비싼 값을 지불하고 그의 버터를 사갔다. -본문중

또 하나는 동물 직접 수유였다. 인공수유를 하는 유럽과 미국에서 아기는 상한 우유를 먹을 위험에 노출됐다. 

책에 따르면 16세기 보육원, 특히 프랑스 보육원에서는 아기들에게 염소의 젖을 물리는 게 흔한 일이었다. 교외든 파리든 프랑스병원에서는 20세기까지 직접 젖을 물리기 위해 염소와 당나귀를 길렀다. 

관련 책 한권이 이 유행을 증폭시켰다. 

1816년 독일의 의사였던 콘라트 츠비얼라인이 책을 냈는데 그 이름은 <가장 만족할 만한 최고의 유모, 염소>였다. 이 책은 유럽 전역에 아이들에게 염소젖을 물리는 유행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유럽에서는 가끔 돼지를 쓰기도 했다.

<우유의 역사>는 인류가 즐겨 마시는 우유를 통해 1만 년의 장대한 문명사를 조망한 책이다. 우유는 종교적, 경제적, 사회적, 영양학적 이유로 상징적인 식품인 동시에 끊임없는 분쟁의 원인이다고 한다.

마크 쿨란스키 / 김정희 / 와이즈맵 / 2022
마크 쿨란스키 / 김정희 / 와이즈맵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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