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민이가 분데스리가 데뷔 골을 넣었을 때 '혜성처럼 나타난 선수'라고들 표현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 혜성같이 나타난 선수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기본기가 그때 비로소 발현된 것일 뿐이다.-손웅정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의 축구 철학과 교육 철학, 삶의 철학이 담긴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가 스테디셀러에 진입했다. 

책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바로 손웅정의 남다른, 그리고 명확한 주관이다. 

프로축구선수로 활약하다 부상을 입고 은퇴한 후 그의 삶은 녹록하지 않았다. 공사판 작업 같은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이었다.

'지고 메고 공사판 비계를 오르면서 처음에는 누가 알아볼까 봐 내심 위축되는 기분이 들었다.(중략) 살아가는 길이 하나뿐인 것도 아닌데, 왜 당당하고 떳떳하지 못했나. 내가 삶에 교만하고 오만하다는 증거였다. 왕년에 뭘 했든 처자식 입을거리 먹을거리 챙기지 못하는 놈팡이가 될 바에야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했다. 낮은 자세로 삶을 대해야 했다. 그러자 마음이 누그러졌다. 이 공사판 막노동은 삶을 성찰하고 현재의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개똥밭에서 구를 수도 있고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 수도 있다. 그게 가장이었다.' -46쪽

남들 이목 때문에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거나 굿은 일을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일화다.

책에는 손흥민을 세계적인 선수로 길러낸 비결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그런데 그것은 의외로 기본, 집념, 성실, 겸손, 감사 같은 평범한 '진리'다. 다음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고등학생 시절, 혼자 새벽에 일어나 훈련하는 일은 힘들었다.

잠자리에서 몸은 일으켰는데 너무나 졸려 꾸벅꾸벅 졸고 있을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너, 지금 흘러가는 이 시간, 네 인생에서 다시는 안 와.” 그러면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지금 이 시간도 한번 흘러가면 두 번 다시 내 인생에서 찾아오지 않을 시간입니다. 이 생각을 하면 아무리 피곤해도 벌떡 일어나졌습니다. -93쪽

책을 보면 손웅정이 축구를 그 무엇보다 사랑했음을 알 수 있다. 축구를 위해 미친듯이 산 결과가 손흥민이다. 그렇다면 독자 역시 무언가에 최선을 다해 뛰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그에 필요한건 기본을 늘 생각하는 일과 집념과 노력이다.

손웅정 / 수오서재 / 2021
손웅정 / 수오서재 /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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