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플라스틱을 먹었습니다'

섬뜩한 문장이다. 플라스틱을 먹는다니. 고의로 먹는 사람은 없을 터. 그렇다면 어떻게 플라스틱을 먹게 되는 것일까.

앞의 문장을 제목으로 사용한 이 책은 인간이 삶의 편의를 위해 개발한 각종 화학 물질이 어떤 식으로 지구와 인간의 몸을 오염시키는지 그 과정에 주목한 책이다.

매일같이 사용하는 개인 위생용품의 항균 성분, 농업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뿌리는 화학비료, 화재 발생을 낮춘다는 명목으로 온갖 소비재에 들어가는 난연제, 그리고 넘쳐나는 플라스틱 등이 세기에 세기를 거듭하면서 인류에게 어떤 피해를 가져왔는지 과학적으로 추적한다. 

그리고 모든 오염 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인간의 몸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음을 고발한다.

그 한 예가 콘택트렌즈다. 이 렌즈가 버려질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연구팀의 추적 결과, 렌즈는 알갱이 형태로 으스러진 일명 미세 플라스틱 조각으로 바뀌어 환경으로 순환되고 있었다. 미세 플라스틱 조각은 재생 고형물 형태로 농지에 뿌려지기도 하고, 바다로 흘러들어 물고기 몸속에 저장되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는 동물과 인간의 몸으로 흘러든다.

유해가스도 마찬가지다. 숨 쉬는 동안,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분자를 흡수한다. 예컨대 일부 직장인은 머리 스타일을 위해 매일 헤어스프레이를 쓴다 이때 종종 그 가스를 마시게 된다. 그 가스는 분자 형태로 몸에 흡수된다.

"일부 분자는 자기장 비슷한 보호막에 싸여 작은 구 형태로 몸속으로 들어온다. 보호막 안에 아무것도 없는 분자가 있는가 하면, 중요한 무언가를 품고 있는 보호막도 있다. 그리고 어떤 보호막은 유독 물질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어떤 보호막은 그대로 살아남는다" -본문중

특히 범람하는 화학 물질은 아이들에게 더 해롭다.  

"카펫 밑에서, 의자 쿠션에서, 발포 매트리스에서 이 물질이 조금씩 흘러나온다. 이 독성 호르몬을 신생아가 하루 열일곱 시간 이상 들이마시는 구조다." -본문 중

이 책은 오염 문제의 과거와 현재를 똑바로 보고 미래를 대비하는 일이 곧 ‘지속 가능한’ 환경 대책을 세울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더 많은 이들이 환경 문제를 자기 일로 인식하기를 바란다는 간절함을 이 책에 담았다고 밝혔다.

롤프 할든 / 한문화 / 2022
롤프 할든 / 한문화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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