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 하이힐 발바닥 부분을 붉은색으로 하면 어떨까. 섹시하지 않을까. '명품구두' 루부탱이 그 아이디어를 일본에서 '색채 상표'로 등록하려고 했으나 불발됐다.

일본 특허청(JPO)은 최근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이 구두 밑창에 이용한 ‘적색’ 상표 관련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루부탱은 관련 상표 신청을 거절당하자 불복심판을 청구했다.

23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루부탱은 2015년 구두 밑창(레드솔)에 사용되는 빨간 색(PANTONE 18-1663TP)을 ‘색채만으로 이루어진 상표’로 등록하려고 출원했다. 그러나 JPO는 등록을 거절하였고, 이에 루부탱은 거절 결정에 대하여 불복심판을 청구했다.

JPO 상표심판부는 루부탱의 색채상표에 대해 색채로 흔하고, 상표로 널리 인식되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히며 루부탱의 청구를 기각했다.

루부탱 구두. (상품 홍보 이미지)
루부탱 구두. (상품 홍보 이미지)

루부탱은 여성용 하이힐의 발바닥 부분에 적색을 사용한 것은 흔하지않으며 식별력을 획득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JPO는 적색의 사용에 대해 패션 분야에서 즐겨 채택·사용되고 있고, 색채로서는 흔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JPO는 발바닥의 위치를 적색으로 채색하는 것은 상품의 미감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일반적으로 채택·사용되고 있는 디자인이고, 상품의 색채에는 자연 발생적 색채와 상품의 기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루부탱은 심판부를 설득하기 위해 이색 자료를 제출했다. 도쿄에 거주 중인 20-50세의 여성 3,149명을 대상으로 구두의 밑창이 적색인 구두를 보여주며 브랜드명을 질문하였더니 43.55%가 루부탱이라고 대답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그것이다.

반면 JPO는 해당 수치에 대해 일본 내에서 널리 인식되었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현재 붉은 신발 바닥의 여성용 구두를 다른 브랜드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PO는 이를 두고 ‘배타 독점적인 사용을 인정하는 것은 상품의 미감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자유롭게 사용이 허용되었던 색채에 대해 제3자의 사용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되므로 공익 관점에서 지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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