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 을유문화사 / 2022
리처드 도킨스 / 을유문화사 / 2022

'중력에 맞서 비행 능력을 발전시켜 온 생물의 진화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가 쓴  <마법의 비행>이 한국에서 출판됐다. 저자는 현대 진화생물학의 권위자로 탁월한 과학 저술가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 책에서 날개를 달고 하늘로 날아올랐던 이카로스 신화부터 멸종해 버렸지만 날 수 있었던 생물 중에서 가장 거대했던 익룡, 그리고 라이트 형제가 만든 최초의 동력 비행기까지 중력을 이겨 낸 거의 모든 주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먼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비행이 주는 이점과 단점을 냉철히 분석한다. 

날개가 있으면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 땅 위의 포식자를 피해 하늘로 달아날 수 있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먹잇감을 발견할 가능성도 높다. 다만 비행하기 위해서는 몸의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유지해야 한다.

반면 땅 위에서 사는 동물들은 굳이 무게를 가볍게 할 필요가 없기에 조류에 비해서 새끼들을 한 번에 많이 낳아서 기를 수 있다. 한두 마리만 낳는다 해도 거의 성체에 준하게 뱃속에서 키운 다음 출산해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조류는 여러 개의 알을 낳긴 하지만 몸을 가볍게 유지해야 하기에 몸속에서 지니는 알은 한 번에 하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울러 순차적으로 알을 모두 낳은 다음에야 비로소 부화의 과정을 거친다. 

또한 날개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책에 따르면 여왕개미는 짝짓기를 끝낸 후 자신의 날개를 뜯어내 버린다고 한다. 

"여왕개미는 날개를 이용해 수컷을 만나 수정하고 나면 돌아와서 곧장 날개를 없애 버린다. 더 이상 짝짓기 비행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책에는 동물의 특이한 행태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나온다. 예컨대 날뱀은 갈비뼈를 늘리는 방식으로 일종의 날개 비슷한 것을 만들어 나뭇가지 사이를 활공한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도 있다.

"내가 아는 동물의 열 생산 사례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몇몇 일본 벌이 집을 습격하는 말벌을 공격할 때 하는 행동이다. 벌들은 달려들어서 말벌을 에워싼다. 마치 공처럼 꽉꽉 둘러싼다. 그런 뒤 배를 떨어 대면서 진동을 일으키면 온도가 47도까지 올라간다. 말벌은 말 그대로 익어서 죽는다." -2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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