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이진수기자] 우리나라 원전 수출의 경쟁력을 높일 대형 시험설비가 마련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한국수력원자력㈜과 공동으로 피동보조급수계통 성능시험설비 ‘LAPLACE(라플라스, Large Scale PAFS Loop for Assessment of Condensation Effectiveness)’ 와 전용 건물 ‘혁신안전계통실험동’을 구축했다고 지난 13일 전했다.

15일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피동보조급수계통(Passive Heat Removal Features, 이하 PAFS)’은 원자력발전소 내 새로운 안전설비로 주목받는다. 

피동보조급수계통 성능시험설비 'LAPLACE'.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피동보조급수계통 성능시험설비 'LAPLACE'.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원전이 정상 가동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압력과 온도의 물이 급수계통을 거쳐 증기발생기로 공급돼야 한다. 주급수계통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보조급수계통이 함께 장착된다. 

기존 능동형 보조급수계통과 달리, PAFS는 중력 등 자연적인 힘으로 움직인다. 전기공급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운전원 조치 없이도 72시간 이상 원자로를 안전하게 냉각한다는 장점이 있다.

LAPLACE는 PAFS의 성능과 안전성을 실험하는 10MW급 대형설비다. 아파트 13층 높이 크기(40m)로 단일계통 실증설비 기준 국내 최대 규모다. 체코 등 해외 수출 주력 원전이자 PAFS가 가장 먼저 도입될 ‘APR1000’의 특성을 반영해 제작됐다.

LAPLACE는 최대 100기압, 311℃로 실제 APR1000 내 증기발생기와 똑같은 압력과 온도 조건을 구현한다. 따라서 원전 사고 시 PAFS를 통한 노심 열 제거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는지 입증할 수 있다.

해당 설비는 올해 종합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다. 연구원은 LAPLACE를 이용해 PAFS의 노심 열제거 성능을 입증하고, 구동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과도현상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원석 원장은 “이번에 구축한 LAPLACE는 APR1000 외에도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등 새로운 원자로를 개발할 때도 높은 신뢰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설비”라 강조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정재훈 사장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체코,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신규원전을 수주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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