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기자] 일상에서 건망증이 '일상'인 사람들이 적지않다. 잊지않기 위해 메모를 해놓곤 그 메모 자체를 잊거나, 메모지나 메모한 폴더를 못찾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사실, 건망증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69세의 나이에 파이(π)의 소수점 아래 11만 1700개 자리까지 외우며 기네스북에 오른 하라구치 아키라는 그런 놀라운 기억력을 가지고도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렸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는 30억 원 가치의 자신이 가장 아끼던 첼로를 택시 트렁크에 놓고 내렸으며, 미국의 의사들은 8년간 772개의 수술도구를 환자의 체내에 남기고 봉합해버렸다(2013년 조인트커미션).' 

신간 <기억의 뇌과학(Remember)>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런 실수를 하지않을까. 이 책은 '단서'를 잘 보이게 해놓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기억을 촉발할 단서를 남기고 이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두는 것만으로도 미래기억은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이를테면 버스나 택시를 탈 경우, 소지품을 옆에 놓지말고 눈앞에 두라는 말이다.

여기서 한가지 알아둘 지식이 있다. '미래기억'이다. 미래에 어떤 일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에 관한 기억을 말한다. 

사실, 인간의 기억은 놀라운 가능성을 가진 동시에 믿을 수 없을 만큼 불완전하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평범한 사람이 1년 중 세세한 부분까지 통째로 기억하는 날은 평균 8일에서 10일에 불과하다. 더 놀라운 것은 그나마 남은 기억 역시 불완전하고 부정확해서, 누락되거나 의도치 않게 편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기억은 상상, 의견, 추측이 개입되면서 편집되기도 하고, 감정이나 읽고 들은 내용, 꿈 등이 개입되며 망각되고 왜곡된다. 

<기억의 뇌과학>은 기억과 망각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뇌과학 교양서다. 

책은 기억이란 마치 우리가 숲을 가꾸듯이 의미있게 여긴 것을 선택하고 강화하면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기억이 왜곡되고 망각될 때 인간은 오히려 개성적이고 창의적으로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알린다.

뇌와 기억에 관한 이런 사실을 안다면, 단순한 건망증은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리사 제노바/ 웅진지식하우스/ 2022년
리사 제노바/ 웅진지식하우스/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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