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한미 FTA 성과 분석 보고서

[더리포트=김태우기자] "올해로 체결 10주년을 맞은 한미 FTA가 양국 간 무역과 투자를 큰 폭으로 확대하고 공급망 결속을 강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원장 조상현)이 지난 11일 ‘한미 FTA 10년 평가와 과제’ 보고서를 냈다.

12일 이 보고서에 따르면 양국간 상품무역은 FTA 발효 전(2011년) 1,008억 달러에서 2021년 1,691억 달러로 10년간 6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 체결과 무역투자 확대로 경제협력관계가 더욱 긴밀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한미 FTA 체결과 무역투자 확대로 경제협력관계가 더욱 긴밀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미국이 한국 상품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FTA 발효전인 2011년 9.3%에서 2021년 13.4%까지 증가하며 미국은 한국의 2대 무역상대국으로 부상했다. 자동차와 부품, 석유제품, 2차전지, 냉장고, 합성수지 등이 수출을 주도했으며, 그 결과 무역수지 흑자는 FTA 발효 전 연간 116억 달러에서 2021년 227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미국은 우리의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1위 국가이자 한국 기업의 최대 해외 투자처로, FTA 발효 이후 전체 외국인투자(FDI)에서 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22.3%, 우리나라 해외투자 중 대미 투자가 차지한 비중은 25.2%에 달했다. 

또한 한국의 대미국 투자는 배터리, 반도체, 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며 미국 내 생산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한국 기업에는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는 양국간 공급망 협력 강화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되었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안정적인 투자 기반 위에 미국은 설계디자인, 한국은 제조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강력한 밸류 체인을 구축했다. 

배터리 산업 역시 한국 배터리 생산기업과 미국 완성차 기업들의 합작 투자로, 한국 기업은 대규모 고객사를 선점해 경쟁국 대비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미국 완성차 업체는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는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밖에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의약품 위탁생산체제(CMO)를 기반으로 하는 양국간 협력이 백신 동맹으로 발전한 것도 공급망 결속 강화의 예로 꼽힌다.

보고서는 “한미 FTA 체결과 무역투자 확대로 더욱 긴밀해진 경제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한국은 미국의 주요 공급망 파트너로 성장했다”며, “특히 미·중 갈등과 코로나19로 촉발된 공급망 위기를 겪으며 신뢰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 더욱 강조되는 가운데,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등 핵심산업을 중심으로 양국간 공급망 협력은 강화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무역협회 이유진 수석연구원은 “향후 무역협정은 시장개방의 차원을 넘어, 경제안보 측면의 동맹관계 강화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국이 최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 IPEF)’를 내세우며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있어, 한미 FTA를 통한 양국 간 협력관계를 새로운 지역 경제안보 동맹 논의에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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