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기자]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2021년 10월에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하며, 메타버스 서비스 관련 직원을 1만 명 더 늘리고 메타버스 기술을 개발하는 데 1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실과 매우 흡사한 게임을 구현해 내는 에픽게임스의 대표이사 팀 스위니 또한 에픽게임스를 메타버스 회사로 거듭나도록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메타, 구글, 애플과 같은 거대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전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간 <메타버스 사피엔스>가 그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가 뇌과학자 KAIST 김대식 교수여서 신뢰감이 높다. 

책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상상이상의 거대한 흐름이다.

2007년에 139만 대가 팔린 아이폰이 2008년에 1,163만 대가 팔리며 스마트폰 세상을 열어젖힌 것처럼, 2021년에 (메타에서 개발한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가 810만 대 팔리며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안에서 자체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블록체인 기반 가상 화폐나 NFT 기술이 보다 정교해지고 있으며, 뇌 안의 신경 활동을 감지해 기계를 움직이고 정보를 입력하는 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들은 모두 한곳으로 수렴하는데, 바로 메타버스, 즉 디지털 현실이다.

이 책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아날로그 동물인 인간의 뇌가 디지털 현실을 체험하도록 만드는 기술이 어떻게 가능한지, 어떻게 가상 세계를 실제 현실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지,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로 어떻게 ‘현실’을 재구성해 내는지를 이야기한다(2장, 3장). 

더 나아가, 뇌를 모방한 인공 신경망, 즉 인공지능이 실제 현실과 구별 불가능한 ‘현실’ 그리고 전혀 새로운 ‘현실’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를 설명하며(4장), 우리의 정체성이 디지털 현실로 확장되는 것은 왜 가능한지를 덧붙여 밝힌다(7장).

그렇다면 탈현실화된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저자에 따르면, 서로 다른 여러 개의 현실들로 갈라진 다중 현실의 모습이다. 

동일한 물리적 공간 안에서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1차적 현실’을 서로 달리 받아들인다. 

특히 무선 인터넷을 편리하기보다는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Z세대는 더 이상 아날로그 친화적이지 않은데, 그들의 뇌가 아날로그 현실보다 디지털 현실을 편안하다고 느끼며 ‘고향’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는 점점 더 많은 Z세대 그리고 그 이후의 알파 세대가 인터넷 공간으로 도피하거나 이주할 것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현실은 정말 여러 개로 끊임없이 갈라지고 쪼개질까? Z세대나 알파 세대 이후의 세대는 디지털 공간으로 이주하며, 아날로그 현실을 부차적인 공간으로 여기게 될까? 그렇다면 아날로그 현실의 가치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 던지는 인문학적 물음이다. 책을 펴낸 출판사는 이 물음에 따라가다 보면, 인류 역사의 마지막 장일지도 모르는 새로운 장 앞에 서게 된다고 밝힌다.

김대식/ 동아시아 2022년
김대식/ 동아시아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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