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인프라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전문가
북한개혁· 개방, 비핵화 돕는 히든 익스프레스

진장원 교수.

[더리포트=김태우기자] “북한에 고속철도 건설 지원” 아마 이런 뉴스가 나왔다면 일각에선 “또 퍼주기 하나”라는 비판이 나올 터다. 그런데 북한을 돕는 일이 우리에게 몇 배 몇 십 배 더 큰 도움을 주는 일이라면 어떨까.

신간 <남북중 고속철도의 꿈>(국민북스. 2021)은 한반도 미래와 관련해 상당히 중요한 쟁점 하나를 제시하는 책이다. 제목 그대로 남한-북한-중국을 잇는 고속철도 구상이다.

저자 진장원은 한국교통대학교 교통대학원(의왕캠퍼스) 교수다. 유라시아교통연구소장으로서 남북 및 유라시아 대륙 교통인프라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전문가다. 진 교수는 이렇게 주장한다.

“북한에 고속철도만 연결되면 중국의 고속철도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탈 수 있는 것이다.”

남북중 고속철도망 구축을 통해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고대하는 진장원 교수를 만났다.

-책을 쓰게 된 동기나 계기는 무엇인가요?

카투사, 일본 유학, 중국과 러시아에서의 초빙교수 생활을 통해 미·중·러·일 열강 사람들을 직접 경험하며 무엇이 우리 민족의 생존 방법인지 알려야 할 의무를 느꼈다.

-왜 남북중 고속철도인가.

북한 고속철도 건설은 북한을 위한 사업이기 전에 중국 고속철도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들은 북한 땅 너머에 있는 어마어마한 중국 고속철도망을 알지 못하고 있다.

-중국 고속철도의 상황이 어느 정도이길래.

2020년 8월 현재 전 세계 24개국에 약 63,000km의 고속철도가 운행되고 있다. 그중에 57.4%인 36,000km의 고속철도가 중국 땅 위를 달리고 있다. 오늘날 중국의 고속철도 기술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일본은 수십 년 동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고의 고속철도 강국으로 군림했었는데 최근 10년 사이에 세계 5위로 밀려났다. 오늘날 중국의 고속철도는 독보적이다. 이런 중국의 고속철도가 우리의 지근거리에 있다. 북한에 고속철도만 연결되면 중국의 고속철도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탈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남-북-중 고속철도가 필요한 이유를 꼽는다면

대한민국은 급속한 고령화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암울한 상태로 가고 있다. 동시에 미중의 패권 다툼과 북한 핵위협 앞에 아슬아슬 외줄 타며 살고 있다. 우리 부모들은 자식 교육을 위해 노후 준비까지도 포기하며 올인 하지만 내 아들·딸들에게 어떤 한반도를 물려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한민족에게 통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 코스이고 남북중 고속철도는 통일로 가는 길목에 북한의 경제부흥과 개혁· 개방, 비핵화를 도울 수 있는 히든 익스프레스(숨겨진 지름길)와 같은 수단이다.

-이번에 나온 책이 관련 저술과 차별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철도와 통일·북핵문제는 전문 분야가 상이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종합적으로 저술하기 힘들다. 하지만 저자는 1980년대 대학생활을 하며 고민했던 민족사적 문제와 철도전문가로서의 식견을 용융하여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전문적인 내용을 현장 기행을 바탕으로 쉽게 스토리텔링 한다는 점이 다르다.

진 교수는 책을 통해 최근 유라시아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통망 구축 경쟁과 중국의 고속철도 굴기 과정, 남북중 국제고속철도가 갖는 정치·경제적 의미, 철도통합을 통해 구주연합(EU)을 이루어낸 유럽의 사례와 남북중 고속철도 사업에 관련된 오해와 진실을 직접 체험한 기행과 엮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남북중 고속철도 아이디어는 숱한 유라시아 여러 나라와 중국 고속철도 여행과 현지 경험 속에서 떠올린 나름, 유레카 같은 생각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관련 부처 공무원과 철도 관련 종사자 외 정치인부터 언론인, 대학생이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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