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이진수기자] 국내연구진이 치매, 파킨슨 병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용 효과적인 생체모델이 될 미니 뇌’를 만들었다.
기초과학연구원은 20일 연구원 나노의학 연구단이 실제 인간 뇌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한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하여 '미니 뇌’ 제작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뇌 오가노이드(organoid)’는 뇌 연구를 위한 최적의 모델로 각광받는다. 동물의 뇌는 사람의 뇌와 구조, 기능, 복잡성에서 차이가 큰 한편, 사람의 뇌를 직접적인 연구대상으로 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과학자들은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를 배양하여 뇌 기능 및 작용을 모사하는 '미니 뇌’를 제작해냈다. 다만 기존 뇌 오가노이드는 태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로 사용하는 배양지지체가 뇌의 단백질 성분과 달라, 뇌 발달에 필요한 환경을 구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가노이드가 커질수록 중심부까지 산소 및 영양분 공급이 어려워 세포가 죽는 문제도 있었다.
IBS 연구진은 나노기술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우선 뇌의 미세환경과 유사한 젤리 형태의 ‘3차원 하이드로젤(hydrogel)’을 개발했다.
이는 세포를 제거한(탈세포) 뇌의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활용한 것이다. 이로써 뇌 발달에 필요한 생화학적·물리적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나아가 미세한 채널로 구성된 ‘미세유체칩(microfluidic chip)’을 도입, 배양액 흐름을 정밀 조정하여 산소와 배양액을 중심부까지 효과적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이후 개발한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뇌 오가노이드 배양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뇌 피질(cortex)을 구성하는 신경상피(neuroepithelium)가 발달하여 뇌 주름이 다량 생성됐다. 또한 신경세포·성상교세포·미세아교세포 등 다양한 뇌세포가 기존 방식보다 많이 발현하였다. 뇌 구조 및 기능이 더욱 성숙해진 것이다.
여기에 미세유체칩을 적용하면 기존 뇌 오가노이드(2~3mm) 보다 약 2배가 큰 4~5mm 수준으로 커지고 신경 기능이 증진됐다. 연구진은 실험에 따라 최대 8mm까지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기존보다 월등히 크고 발달한 인조 뇌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조승우 연구위원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뇌 오가노이드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며“이는 난치성 뇌질환 기전 규명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효과적인 체외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4.919) 온라인판에 18시(한국시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