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PR 시대…‘나’의 존재 레벨 올리는 시장”
 플랫폼 다양화…미디어 콘텐츠 시장 수요↑

박관용 순이엔티 MCN 총괄 사업본부장. 순이엔티 제공
박관용 순이엔티 MCN 총괄 사업본부장. 순이엔티 제공

미디어 커머스 시대다. 특히 202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숏폼(Short-Form: 짧은 형식의 동영상) 콘텐츠는 여전히 핫하다. 글로벌 미디어 커머스 시장도 숏폼 콘텐츠에 주력할 정도다. 숏폼은 짧게는 몇 초, 길게는 10분 이내의 영상으로 구성된다. 

국내 기업 순이엔티가 숏폼 시장을 선점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숏폼 시장의 1세대 기업인 순이엔티는 국내 최초 크리에이터를 통해 틱톡 광고 집행해 수익을 냈고, 국내 틱톡 기준 최초 100만 팔로워 확보 등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19년 국내 첫 틱톡 공식 MCN 파트너와 미디어렙사가 된 순이엔티는 틱톡 MCN 1위, 전속 인플루언서 140명 이상·팔로워 9억4000만 명을 확보했다.

박관용 순이엔티 MCN 사업본부장은 숏폼 사업을 시작한 계기로 첫 크리에이터로 선정한 틱톡커 ‘댄서소나’를 들었다. “3개월 만에 국내 첫 100만 팔로워를 찍었고, 월간 수천만 건 이상의 트래픽을 만들어내면서 숏폼 사업에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2017년 틱톡을 처음 접했다는 박 본부장은 “당시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을 유심히 관찰하던 시기여서 빠르게 진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숏폼에서 가장 매력을 느낀 부분은 ‘편리함’이다. “당시 유튜브를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선뜻 시간을 투자하기 어려워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가 많지 않았다. 반면 틱톡 숏폼은 크리에이터의 영상 촬영 편집 등의 기술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본인이 가진 전문성만 있다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PR에 대한 욕구가 있는데 숏폼은 이런 욕망을 실현해줄 가장 편리한 형태라고 생각했다.”

인플루언서가 순이엔티와 함께 하는 과정은 자기 PR에서 출발한다. 박 본부장은 “인플루언서나 1인 미디어 창작자 활동을 제대로 하고자 마음먹은 순간부터는 체계적이고 사업적으로 변화하고 싶어 한다”며 “‘나’의 사업으로 인식한 순간 인플루언서는 시장에서 가장 적합한 사업 파트너를 찾게 된다”고 했다.

순이엔티 제공
순이엔티 제공

“숏폼은 약간의 지식으로 ‘나’의 전문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시장이다. 순이엔티는 가장 전문성 있는 사업파트너를 찾고자 노력한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성은 특출한 자격증이 있는 파트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춤과 노래, 작곡, 게임, 뷰티, 정보전달, 글쓰기, 요리, 코미디 등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숏폼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강렬하며 효과적이지만, 결국 언젠가는 소재가 고갈되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 박 본부장은 숏폼의 관점에서 트렌드를 낚시에 비유했다.

그는 “숏폼에서의 트렌드는 트래픽이 몰리는 S급 낚시 포인트, 떡밥은 콘텐츠를 의미한다. 초보 낚시꾼도 좋은 포인트에서 물고기를 낚듯이 초보 숏폼 크리에이터도 트래픽이 몰리는 좋은 트렌드 포인트에서는 막대한 트래픽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이와 반대로 프로 낚시꾼도 물고기가 없는 포인트에서는 0마리를 낚고, 프로 숏폼 크리에이터도 트래픽이 없는 트렌드에서는 좋은 뷰수를 만들어 낼 수 없다”며 “여기서 프로와 초보자가 나뉘는데 프로는 같은 포인트에서 더 좋은 ‘떡밥’(콘텐츠)을 만들어 계속 물고기와 트레픽을 낚는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자원이 고갈됐을 때 프로는 빠르게 정성을 들여 준비했던 의자·텐트·장비, 크리에이터는 기존 콘텐츠를 철수하고 새로운 포인트를 찾아 떠나야 한다”며 “이를 크리에이터에 대입하면 ‘손댄스’ 콘텐츠가 유행할 때 손댄스를 추다가 ‘이모지 댄스’ 콘텐츠가 유행할 때 이모지댄스 콘텐츠로 넘어가는 나의 콘텐츠의 결에 맞는 포인트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떡밥(콘텐츠)을 준비해 물고기가 넘치는 트렌드에 뿌리는 것, 그것이 숏폼에서 얘기하는 트렌드다.”

댄서소나. 순이엔티 제공
댄서소나. 순이엔티 제공

기존 미디어 시장은 특정 그룹에 소속돼 있거나 관련 업계 종사자만 누릴 수 있었다. 연예인은 소속사, CF는 기업, 음악·영화·예능·드라마는 방송국을 통해야만 진출할 수 있었다. 현재의 미디어 시장은 변했다. 방송국이나 소속사, 기업이 아니어도 누구나 1인 미디어 창작자가 돼 자신만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 이는 더 많은 콘텐츠의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원 시장도 누구나 데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소속사가 없어도 개인 채널을 활용, 선 공개 후 발매를 할 수 있다. 현시점의 1인 미디어 창작자 숏폼 인플루언서다.

박 본부장은 “더 쉬운 장비와 환경, 다양한 플랫폼의 존재 여부는 전문성이 있는 모두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사람에게 다양한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했다.

“단순히 인플루언서로서 광고 영역의 수익을 말함이 아닌 자기 PR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나’의 존재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다. 앞으로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시청자와 공급할 창작자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 시청자와 공급자가 늘어난 만큼 플랫폼 또한 다양해질 전망이다. 당분간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순이앤티 MCN 사업은 ‘광고’ ‘매니지먼트’에 집중한다.

박 본부장은 “순이엔티는 매년 3000건 이상의 숏미디어 광고를 제작·집행하고 있는데 해당 노하우와 레퍼런스를 활용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알아주는 숏미디어 넘버 원1 광고 기획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매니지먼트 사업의 제1 목표는 트래픽의 수익화를 꼽았다. “모든 인플루언서의 채널은 트래픽이 발생하고 이 트래픽을 수익화하는 MCN의 의무이자 목표다. 트래픽을 활용한 광고 홍보, 커머스 사업, IP 사업, 음원 제작, 게임 사업 등 트래픽이 필요한 적법한 모든 사업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커머스와 음원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편, 순이엔티의 인플루언서 매니지먼트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카자흐스탄, 태국, 미국, 영국 등 20여 개 국가의 톱 인플루언서와 매니지먼트를 계약했다. 이들 인플루언서의 콘텐츠 개발과 협업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류상우 기자 ryu@the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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