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의류회사 <샤인미>를 운영중인 정영순 대표.

[더리포트=최종훈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가 장기화되면서 소상공인들의 고난의 행군이 이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데이터에 따르면 1년간 23만 3758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래도 여전히 자영업자는 널려 있고 사업을 하려는 예비 사장 역시 많다.

여기 힘든 사장님들을 위로하고 초보 사업자에게 귀중한 조언을 해줄 책이 있다. 정영순 대표가 쓴 <힘내라 사장>(라온북. 2021)이다.

저자는 15세에 산업 현장에서 봉제 기술을 배우고 23세에 첫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55세에 법인을 설립하고 프리미엄 여성의류 사업에 도전했다. 그 중간에 호프집, 갈비집, 공인중개사 등 다양한 사업을 거쳤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나 봅니다.

“중학교 입학하던 해 봄에 아버지가 도박을 하셔서 집안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공장에 다니며 야간 중학교 과정을 마쳤는데, 야간 고등학교에 입학하려니 퇴근 시간 때문에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공장을 차리면 시간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사업을 해보니 어떻던가요.

“남들이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고 회사에 취업할 때 계속해서 사업을 했으니 사장 경력만 37년이 넘습니다. 오랜 세월 경험이 쌓으며 산전수전 다 겪다보니 사장들이 겪는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지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IMF 시절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데,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장은 고독합니다. 허허벌판에 혼자 등짐지고 가는 격이지요. 어차피 그것이 숙명입니다. 따라서 피할 수 없으면 그 과정을 즐기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어떤 사업을 하든 돌발 변수가 있게 마련이고, 힘든 일은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또한 경기가 좋고 장사가 잘 되어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가 걷기 위해 넘어지는 것처럼, 누구나 처음에는 잘 몰라서 실패합니다. 그 속에서 교훈을 얻고, 상처가 아물면서 면역력이 생깁니다. 그 경험과 깨달음이 훗날의 자산이 됩니다.”

-사업하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협업을 하는 거래처 대표가 그러더군요. 마이너스 통장에 카드 대출까지 받아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절박하게 하는 거라고, 절대 실패하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 표정이 잊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저도 똑같은 처지였어요. 소위 ‘영끌’해서 사업을 한 거죠. 그러니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할 수밖에요.”

-책에는 초보 사장이 알면 좋을 팁이 많이 있던데, 그 하나만 꼽는다면?

“원칙을 정해놓고 지키는 일입니다. 사장은 사업 전체를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기본 원칙을 무시하면 회사는 토대부터 와르르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장마다 가지고 있는 원칙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는 약속을 지키고 자기가 한 일에 책임지는 것을 가장 기본으로 두고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정영순 대표는 현재 봉제-의류회사 <샤인미>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주문을 받고 의류를 직접 생산, 판매한다. 사업은 다행히 자리를 잡아 알뜰하게 키워나가고 있다. 책 내용과 추천사를 보니 정대표의 캐릭터는 ‘입담 좋은 억척 사장’이다.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할 때 보면 매우 큰 거래도 손쉽게 척척 해냈습니다. 매도인의 세금 문제뿐 아니라 주변의 자질구레한 세금문제까지 들고와 무료로 해달라고 압력을 넣었습니다. 그런 저자의 마음씀씀이와 문제해결 능력에 깜짝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바쁜 중에 책을 내다니, 다시 한번 놀랐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정대표가 거래하는 세무회계사무소 대표의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60세도 안되어 직장을 나와야 하는 게 우리 현실이죠. 100세 시대, 여생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사업에 내몰리는 형국입니다. 하지만 사장 일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힘들기에 도전해 볼 만한 자리입니다. 아는 분야에, 천천히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서 시작해야겠죠.“

돈 있다고, 똑똑하다고 성공하는 게 사업이 아니란다. 절박한 마음으로 배수의 진을 치고 도전하다보면 희망이 아주 조금씩 다가온다는 게 정 대표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이 책의 차별점을 물었다.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책을 쓸 때 많은 자료를 참고해서 경험과 섞어서 쓴다고 해요. 그러나 이 책은 그런 거 하나도 없습니다. 내용 100%가 제가 겪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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