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제주 지자체에서는 한글날에 제주 방언이 더욱 더 소중하다고 홍보한다. 사실 대부분 국민들은 제주 방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2011년 유네스코(UNESCO)에 소멸 위기의 언어로 등재된 바 있다는 사실도, 제주어가 옛 한글과 매우 닮은 언어라는 사실도 말이다. 후자의 가장 쉬운 사례는 ‘아래아(ㆍ)’ 자의 사용이다. 20세기까지 쓰였다는 이 ‘아래아’는 아직도 제주 방언의 모음체계에 남아 있다.

제주 방언에 대한 또 하나 모르는 사실은 ‘제주 방언이 한국어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신간 <제주 방언의 복합 구문>(경진출판. 2021)은 “이런 왜곡된 주장이 외국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었지만, 이는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제주  방언에 관한 책이다.

책은 제주 방언이 실질적으로 한국어의 하위 방언일 뿐만 아니라, 그 다양한 문법 형태소들의 실현 모습을 1980년대의 설화 채록 자료들을 이용하여 밝혀 주려는 목적으로 집필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한국어와 긴밀하게 대응되고 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미 2014년 기본 구문의 문법 형태소들을 <제주 방언의 통사 기술과 설명>로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제주 방언에서 복합 구문의 주요 범주인 접속문과 내포문을 놓고서 관련 형태소들뿐만 아니라 그 형태소들의 의미자질이 어떻게 앞뒤 문맥과 상황 맥락에 따라서 변동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특히 방언의 특정한 어미 형태소들의 통사적 구성 방식이, 접속문을 요구하는 내포 구문으로 이뤄져 있다는 언어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를 통해 15세기 한국어가 기록되기 이전의 모습들을 역으로 추적할 수 있는 길을 새롭게 마련해 놓았다.

이 책의 일차적인 독자는 국어학 전공자들 중 특히 공시적으로 통사 및 담화 영역, 방언 연구자, 그리고 국어사 중 통사 분야 전공자다. 하지만 제주 방언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은 이라면 누구든지 관심을 가질 책이다.

책을 쓴 김지홍 경상대학교(국어교육과) 교수는 “제주 방언은 국어학에 기여를 해야 하고, 국어학은 인문학에 기여를 해야 하며, 인문학은 인류 지성사에 기여를 함으로써 총체적으로 나와 나를 둘러싼 생태 환경을 스스로 조감하는 눈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며 “이런 점에서 이 책을 쓰면서 인간의 정신 작동에 대한 몇 가지 특성들을 나름대로 제시하였고, 제주 방언의 사용이 비단 한국어 사용에 대한 통찰뿐만 아니라, 인간 정신 작동 방식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내성해 놓고자 하였다”고 취지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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