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 기업의 해외생산 기지 이전(오프쇼어링)이 생산 비용 절감으로 국내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그동안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왔던 오프쇼어링에 대한 긍정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BOK 경제연구 ‘수출입과 기업의 노동수요’ 보고서는 오프쇼어링이 해외 현지 생산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국내 노동수요를 증가시키는 간접적인 효과가 있다.

한은 연구팀은 2006∼2014년 통계청 기업활동 조사를 활용해 수출·수입을 함께 하고 상용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제조업 5531개 기업을 분석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입이 증가하면 수입재가 국내 노동을 대체함에 따라 기업의 노동 수요가 줄어든다.

이와 달리 기업이 오프쇼어링을 활용하면 국내 노동수요를 늘리는 효과가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수입이 유발하는 노동수요 감축 효과가 일부 상쇄되는 셈이다. 이는 수입 증대로 노동 수요가 줄지만 오프쇼어링을 이용함에 따라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져 추가적인 생산 확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오프쇼어링을 통해 기업은 비용을 절감하고 이는 제품 가격 하락, 수요와 생산 증가의 연결 고리로 이어져 노동 수요가 증대되는 간접 효과가 빚어지는 것이다.

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수출이 증가해도 고용은 늘지 않았다. 수출의 취업유발계수(수출 10억원당 명)를 봐도 2005년 10.1명에서 2014년 8.1명으로 축소됐다. 이는 최근 수출 증가가 고용 증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상에 오프쇼어링 탓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표다.

반면 생산성이 높은 기업의 수출은 고용을 끌어올렸다. 생산성 높은 기업이란 1인당 매출액이 크고, 특허 보유 등 혁신지수가 높은 기업 등을 말한다.

연구팀은 “통계적 수치로는 수출이 1% 증가할 때 생산성 높은 기업에선 고용이 0.022∼0.02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해외시장 확대로 수출이 증가하면 생산이 확대되기에 노동수요가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총 수출입에서 중간재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우리 기업들이 국내 작업을 해외로 재배치하는지 여부가 수출입 고용유발 효과에 상이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오프쇼어링이 유발하는 노동수요 감소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제 혜택 등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비용 측면의 정책 지원보다는 자국에서의 생산 활동과 R&D가 밀접하게 연계되면서 혁신이 촉진되는 기술 개발 중심의 지원 정책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생산성이 높을수록 오프쇼어링에 따른 수입 기업의 노동수요 증대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출의 고용 파급 효과 증대를 위해서는 “수출 확대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가 생산성이 높은 기업들에서 뚜렷이 나타나기 때문에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진행한 음지현 부연구위원은 “오프쇼어링은 해외 현지 생산으로 인한 비용 절감으로 국내 노동 수요를 증대시킬 수 있다”며 “오프쇼어링에 따른 노동 수요 감소 효과를 최소화 하기 위해 세제 혜택 등 국내로 복귀시키는 비용 측면의 정책 지원보다는 자국에서 생산 활동과 R&D가 밀접하게 연계되면서 혁신이 촉진되는 기술 개발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