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지구온난화가 강력한 태풍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예측결과가 나왔다.

24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소속 기후물리 연구단 악셀 팀머만 단장 연구팀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 기후 대비 2배 증가하면 태풍의 총 발생 수는 줄지만, 한번 발생하면 3등급 이상의 강력한 태풍으로 발생할 확률이 50%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태풍과 허리케인을 포함한 열대저기압은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경제적으로도 피해가 큰 기상재해다. 매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만, 지구 온난화가 열대저기압의 발생 및 세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0여 년간 진행된 기후모형 시뮬레이션 연구는 주로 격자 간격이 큰(약 100km 이상) 저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해 왔기 때문에 열대저기압과 같은 작은 규모의 대기와 해양 간 상호작용이 상세히 시뮬레이션 되지 않아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열대저기압에 동반괸 강한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해수 냉각효과.
열대저기압에 동반괸 강한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해수 냉각효과. (이미지=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진은 IBS의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를 이용해 대기와 해양을 각각 25km와 10km의 격자 크기로 나눈 초고해상도 기후모형을 이용하여, 태풍·강수 등 규모가 작은 여러 기상 및 기후 과정을 상세하게 시뮬레이션 하였다. 이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수행된 미래 기후 변화 시뮬레이션 연구 중 격자 간격이 가장 조밀한 결과로, 생성된 데이터는 1TB 하드디스크 2000개에 달하는 용량이다.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2배 증가하면 적도 및 아열대 지역에서의 대기 상층이 하층보다 더욱 빠르게 가열되어 기존에 있던 대규모 상승 기류(해들리 순환)를 약화시키고, 이로 인해 열대저기압의 발생빈도가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기 중 수증기와 에너지는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태풍이 한 번 발생하면 3등급 이상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약 50%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산화탄소가 현재보다 4배 증가하면 강력한 열대저기압의 발생 빈도가 이산화탄소 농도를 2배 증가시킨 시뮬레이션에 비해 더 증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각 열대저기압에 의한 강수량은 계속 증가하여 현재 기후 대비 약 35%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수행된 다른 기후모형보다 향상된 공간 해상도로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 하여, 높은 신뢰도로 열대저기압 변화를 분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동 교신저자인 이순선 연구위원은 “시뮬레이션된 미래 열대저기압 변화가 최근 30년 간 기후 관측 자료에서 발견된 추세와 상당히 유사하다”며 “지구 온난화가 이미 현재 기후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지구 온난화가 열대저기압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에는 더욱 복잡한 과정이 얽혀있어 앞으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미래 열대저기압 상륙에 의한 해안 지대의 극한 홍수 위험이 높아짐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12월 1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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