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현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공동교신저자), 정지용 연구원(제1저자), 천진우 IBS 나노의학 연구단장(공동교신저자)
‘나노 PCR’기술을 개발한 연구진들. 왼쪽부터 이재현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위원(공동교신저자), 정지용 연구원(제1저자), 천진우 IBS 나노의학 연구단장(공동교신저자) (사진=기초과학연구원)

[더리포트] 국내연구진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를 검사현장에서 17분 내에 손쉽고 정확히 진단하는 ‘나노 PCR’기술을 개발했다.

7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나노의학 연구단 천진우 단장(연세대 교수), 이재현 연구위원(연세대 고등과학원 교수) 연구팀은 하버드 의과대학 이학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나노물질을 이용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17분 내에 정확히 검출하는 현장진단(Point-of-care, POC)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사현장에서 감염여부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어 코로나19 진단 및 방역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는 코로나19 표준검사방법은 ‘역전사 유전자 증폭방법(RT PCR)1)’입니다. RT PCR은 정확도는 높지만 바이러스 검출에만 수 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고가의 대형장비를 갖춘 병원, 연구소 등으로 검체를 운송, 진단해야하기 때문에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며 실시간 현장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연구진은 기존 진단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플라스모닉물질2)과 자성물질을 결합한 ‘마그네토 플라스모닉 나노입자(Magneto Plasmonic Nano particle, 이하 MPN)3)’를 개발했다. 이를 PCR에 적용하여 초고속 유전자증폭과 검출이 가능한 현장진단형(POC) 코로나19 진단 장비인 ‘nanoPCR’을 개발했다.

MPN은 특정 파장의 빛에 감응하여 빛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플라스모닉 효과’를 갖는다. 이를 이용하면 PCR의 온도변화 사이클을 초고속으로 반복하여 기존에 2시간가량 소요되는 유전자 증폭과정을 6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또한 MPN이 지닌 강한 자기력이 외부자기장을 만들어내 증폭된 유전자에서 나노물질을 자동으로 분리​해낸다. 유전물질의 증폭과 검출을 동시에 해내면서 소량의 유전물질로도 정확한 검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노기술로 신속성과 정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나아가 한 번에 여러 시료를 탑재할 수 있는 ‘페리스휠 (Ferris wheel) 시스템’4)을 적용하여 분석 처리량을 향상시켰다. 개발한 nanoPCR은 작고 가벼워(15x15x18.5cm, 3kg) 현장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nanoPCR로 실제 코로나19를 진단하는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환자 1명당 검체 체취부터 진단까지 모든 과정을 약 17분 만에 마쳤으며, 의심환자 150명의 감염여부를 정확히 판정하였다(75명 양성, 75명 음성 샘플). RT PCR와 동일한 수준의 정확도(99%)를 갖추면서도 진단시간은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것이다.

천진우 단장은 “PCR 구동 방법을 개량하고 소형화하여 코로나19를 현장에서 손쉽고 신속하게 진단하는 PCR 기술을 개발했다”며 “코로나19 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바이러스 전염성 질병진단에 유용한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IF 17.149)’에 12월 3일 19시(한국시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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