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의 북한 신형 전략 미사일 평가

[더리포트] 북한이 지난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당 75주년 군사 열병식에서 신형 화성-16형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과 신형 북극성-4A형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을 전격 공개해 국내외 파문을 일으켰다.

최근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미국의 북한 전문 연구소 ‘38 North’와 ‘Beyond Parallel’의 분석 자료를 국내에 전했다.

14일 해당 분석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북한전문가들은 ‘직접적 군사위협 보다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내부단속을 통한 국내 단결과 북한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촉구하는’ 정치적 메시지로 평가했다. 아래는 그 내용.

우선 화성-16형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이다.

미 ‘38 North’ 밴 다이펜과 마이클 엘레만 박사는 이날 북한군이 공개한 화성-16 형 ICBM 제원을 길이 25∼26m, 폭 2.5∼2.6m로 분석하면서 2017년 11월에 공개된 화성-15형 ICBM보다 길이 4∼4.5m, 폭 0.5m가 더 큰 것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화성-16형을 ICBM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미사일이라며, 11축형(22륜형) 이동식 발사대(TEL)에 의해 발사되는 체계이고, 2단 발사체 형태로 중량은 중국군 로켓사령부가 보유한 중량 80,000㎏의 DF-41형 ICBM과 러시아 전략사령부가 운용하는 104,000㎏의 SS-24보다 중량인 100,000∼150,000㎏이라고 분석하였다. ​

아울러 러시아 RD-250 크기의 엔진을 4개 부착하여 탄두 중량이 1,000㎏인 화성-15형보다 무거운 2,000∼3,500㎏의 탄두중량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특히 ‘38 North’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군이 기존의 화성-15형 ICBM으로도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제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성-16형 ICBM을 개발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보았다. ​

북한 신형 미사일 관련 내용을 다룬 ‘38 North’ 기사. 

첫째, 정치적 과시이다. 즉 과거 구소련의 후르시초프가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크게 개발하여, 미국보다 구소련이 우세하다는 것을 과시한 것과 같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는 평가이다.

둘째, 핵 다탄두(MIRV) 탑재이다. 기존의 화성-15형은 1개의 핵탄두(RV)를 재진입시키나, 화성-16형은 부스터 단계이후 이동체(PBV) 출력이 2∼3개 RV를 발사하는 MIRV 성능을 갖고 있다.

이유는 1단계 발사체 분리 이후 2단계에서 마하 20 속도의 다탄두가 미 본토 표적을 향해 진입함으로써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키고, 미국의 전자기만(decoy)에 의해 핵탄두가 무력화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으로 평가하였다. 현재 미국 Titan-Ⅱ, 러시아 SS-18 그리고 중국 CSS-4 ICBM은 약 9개의 핵 다탄두를 갖고 있다. ​

따라서 북한군은 미사일 관련 군사과학기술이 첨단화되지 못해, 핵 다탄두를 가능한 한 많이 탑재하기 위해 화성-16형 ICBM을 개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셋째, 왜 11축형(22륜형) TEL 방식인가이다. '38 North' 군사 전문가는 북한의 지리적 규모를 고려할 시 상대국이 쉽게 탐지하는 지상 사일로(silo)형 또는 철도형 그리고 기지형 ICBM보다 차량형 TEL 발사 방식이 은폐하기가 쉽고 발사 준비시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기존 화성-15형의 9축형(18륜형)보다 큰 11축형(22륜형) TEL을 채택하였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하지만 ‘38 North’ 군사 전문가는 북한군이 화성-16형 공개 이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미사일 엔진의 지상 시험과 핵 다탄두를 작동시키는 PBV 추진체 시험을 거치지 않고 바로 화성-16형 ICBM을 공개하였다면서 성능에 대한 신뢰성을 낮게 평가하면서도 이미 화성-15형 ICBM가 시험발사를 거쳤기 때문에 개량형인 화성-16형은 불필요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북극성-4A형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이다.

​첫째, 왜 SLBM인가이다. 이미 북한군은 다량의 지상용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히 한국과 해외 미군기지를 위협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군이 무리하게 잠수함과 SLBM을 동시에 개발하는 이유는 생존성과 제2타격 능력을 갖고자 하는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

즉 북한 내 각종 탄도 미사일 배치 위치가 노출되어 타격을 받는 경우 잠수함이 수중에 은밀히 대기하면서 적에 대한 제2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둘째, 사거리 연장이다. 미 ‘38 North’ 밴 다이펜과 마이클 엘레만 박사와 ‘Beyond Parallel’ 빅터 차와 조세프 베르무데즈 박사는 북한군이 기존 북극성-3/KN-23형 SLBM보다 길이는 짧고 폭이 넓어진 북극성-4A형을 개발하였다면서 이에 대한 주된 이유로 사거리 연장과 개량형 신포-C형 잠수함 탑재를 들었다. 즉 잠수함에 탑재하기 위해 길이를 줄이고 폭을 넓혔다는 추론이다. ​

구체적으로 북극성-3/KN-23형 SLBM은 1,900㎞ 사거리이나, 북극성-4A형은 이보다 더 긴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문가들은 북한 잠수함이 무리하게 원해로 나가지 않고도 북한 근해에서 미 오키나와, 괌 및 하와이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셋째, 신형 신포-C형 또는 신포 개량형 잠수함(SSB) 건조이다. 그동안 북한은 시험용 신포형 또는 고래형 잠수함을 건조하였으나, 최근 유럽 에어버스(Airbus)사의 상용위성정보에서는 북한군이 이보다 더 큰 약 3,000톤 이상의 신포-C형을 건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월 4일 ‘Beyond Parallel‘ 빅터 차와 조세프 베르무데즈 박사는 유럽 에어버스사 상용위성정보를 근거로 북한군이 마양도 잠수함 기지에 로미오급 잠수함 2척을 동시에 배치하는 이례적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이는 신형 잠수함과 SLBM 발사 시험을 위한 관측 잠수함 또는 회수용 잠수함을 투입한 것으로 예측하였다.

​하지만 이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해군이 북극성-4A형 SLBM에 탑재된 추진 모터의 지상 시험과 신포-C형 잠수함 활동이 전혀 감지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할 시, 아직 완공 단계가 아닌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또 다른 상용위성정보를 근거로 신포항 조선소에 길이 102m에 폭 13m의 대형 덮개가 있는 점과 인근에 많은 건물과 시설들이 건설된 사진을 들어 잠수함의 진수에는 성공한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였다.

궁극적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화성-16형 ICBM과 북극성-4A형 SLBM을 일종의 ‘괴물(monster)’로 분석하면서, 사전에 아무런 성능 테스트 없이 전격 공개한 것은 북한이 이를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사용하기보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내부단속을 통한 국내 단결을 지향하고 국제사회에 북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준 것으로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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