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역량, 소프트웨어 역량, 하드웨어 역량의 조화에 기반해 지식의 대량 생산화로의 변혁을 준비해 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은 10일 ‘4차 산업혁명 연계 기술’과 관련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연계 기술이 어떻게 기계 산업에 활용되고 있는지를 중점 다루었다.

보고서는 “데이터를 솔루션으로 인식하는 기조 하에 산학 역량을 결집하는 컨소시엄형 개방형 혁신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이라 명명된 시대의 핵심은 ‘연결’이다. 기존의 제반 산업이 신기술과 연계되면서 전혀 새로운 산업으로 거듭나자, 지난해 11월 열린 글로벌 기계기술포럼은 기존 산업에 변화를 야기한 기술을 ‘4차 산업혁명 연계 기술’이라고 이름지었다. 글로벌 기계기술포럼이 분류한 연계 기술에는 AI, 빅데이터, IoT, VR·AR·MR, CPS 등이 있다.

대표적인 연계 기술인 AI는 사람이 인지하고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모든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다양한 분야에 쓰일 수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은 AI는 2000년대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머신러닝 기 술의 한계를 보완하는 딥러닝 기술이 발달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머신러닝 중에서도 딥러닝은 기존의 전처리 과정과 특징 추출 과정을 하나의 프로세스로 통합한 기술이다. 이것이 과적합 문제를 최소화하면서 산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딥러닝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IT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딥러닝 플랫폼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기계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기계 산업 내에서 AI는 인간의 물리적 입력양과 데이터를 학습해 비정상을 감지하거나 분류, 예측하는 맞춤형 솔루션 플랫폼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기계 부품에 부착된 센서로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상 데이터를  탐지해 고장을 예측해 기계의 사용 수명, 신뢰성, 안전성 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한 AI가 최적의 제조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AI를 활용한 직관적인 설계도 가능해졌다. 특정 부품이나 시스템의 설계 도면, 신뢰성 데이터 등을 학습한 AI가 최적의 설계를 제안하고, 이를 3D 프린터로 생산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오토데스크는 Dreamcatcher project를 통해 인공지능 기반 자 동차 프레임을 구현한 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빅데이터도 핵심적인 기술로 대두되고 있다. 사용자 경험 데이터나 IoT 센서로 실시간이나 주기적으로 대량의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기계 산업은 설비 운영 최적화, 유지보수, 운영 관리 등에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BMW의 경우 차량 생산 정보, 고객 정보, 차량 운행 정보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차량당 1.1%에서 0.85%로 품질 보증 청구율이 줄었다. 보증 수리 건수도 5% 감소했고, 반복 보증 수리 건수도 50%나 줄어들었다.

중장비 회사인 코마츠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정비, 사후 결함 데이터 취합, 분석·피드백 등을 통해 기계 장비의 유지보수 비 용을 절감했다. 빅데이터를 적용한 3개월 동안 12~14배의 투자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센서와 통신 기능을 통해 사물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IoT는 매년 그 쓰임이 증가하고 있다. IoT의 핵심 기술인 센싱, 통신 및 네트워크 인프라, IoT 서비스 인터페이스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서비스와 표준이 개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5년 49억 개 였던 IoT 연결 사물이 2020년에는 208억 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IoT용 반도체 시장도 2020 년까지 연평균 29% 수준으로 상승하여 약 43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계 산업도 IoT를 접목한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오쿠마는 공작기계 볼스크류의 축 베어링에 IoT 센서를 내장해 빅테이터를 얻고 이상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기계연도 완전 비접촉 자기베어링 기술과 스마트 제어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롤러를 개발했다. 마모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이 거의 없고, 정밀도는 10배 향상이 가능해졌다. 가상의 대상물의 몰입감을 증대시키는 기술인 VR, AR, MR도 제조업에서 활용 중이다. 장비·환경 모니 터링, 유지보수, 가상설계, 조립, 물류 등 활용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오토데스크,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은 몰입 기술을 활용해 설계·운영·유지보수에 대한 실시간 시각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시스템 중의 시스템(System of system)이라 불리는 CPS는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융합해 통신, 연산, 제어가 상호 작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통신 IoT, 모델링, 자율제어 등의 기술을 집약해 구축할 수 있어 초기 설계와 기획이 가장 중요하다. 디지털 트윈과는 물리 시스템과 가상 시스템을 연동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CPS가 보다 상위개념으로 볼 수 있다.

제조업계에서 CPS를 주목하는 건 차세대 스마트공 장의 구조로 기대를 모으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율화 기반의 MES가 적용되고 있지만, 인공지능의 발달과 맞물려 유기적인 CPS 구조로의 변화를 기대할 만큼 기술이 진일보하고 있다. 기획-생산-판매에 이르는 제조업의 일방향 가치사슬이 CPS를 기 반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반응하는 가치 사슬로 변모하고 있을 만큼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았다.

CPS를 사용하는 범위와 영역이 늘어나면서 독일인공지능연구소 소장 볼프강 발스터(Wolfgang Wahlster)는 제조업에 CPS가 구현된 대량 맞춤형 생산체제를 지향하는 CPPS라는 용어를 소개하기도 했다. 지멘스는 CPPS를 적용해 공장 전체 설비 및 관리 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하는 스마트공장인 암벡 공장을 완성했다. 암벡 공장은 1,000종류의 제품을 연간 1,200만 개 생산이 가능하도록 다품종 고수율 생산체제를 구현해냈다.

4차 산업혁명 연계 기술과 소통, 융합은 앞으로도 산업적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계 산업이 지향하는 고효율, 고내구성, 고정 밀을 위해서는 연계 기술과의 결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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