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화를 멈출 수 없을까> 가타다 다마미 지음 | 노경아 옮김 | 생각정거장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조용하던 동네에 갑자기 분노가 넘쳐흐른다. 힘없는 자들은 목청을 높여 울분을 드러내지만, 되돌아오는 건 자신들의 메아리뿐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사드 배치 통보'라는 날벼락을 맞은 성주 군민들 이야기다.

<왜 화를 멈출 수 없을까>(생각정거장.2016)에 따르면 사람이 느끼는 분노란 감정은 본래 나쁜 것이 아니다. 희로애락의 중 하나일 뿐이다. 또한 ‘내면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감정이기도 하다.

바로 이 대목이 중요하다. 분노는 생존본능을 일깨우는 감정 중 하나다. 성주 주민이 느끼는 분노는 분명한 문제를 느끼는 데서 기인한다. 사드는 단일요격 무기가 아니다. 배치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군사적 역할을 넘어서는 전략자산이다.

군사적 전략을 모르는 일반인도 성주에 사드 배치가 된다면 이웃 국가들의 군사적 대응은 자명하다는 사실 정도는 읽는다. 이들은 본능적으로 생존권에 위협을 느끼기에 분노하는 것이다. 생존에 위협되는 일을 일방적 통보로 밀어붙이는데 어느 누가 분노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도 꼭 필요한 일이라면 사회적 합의를 거쳐 실행할 일이다. 성주 군민들의 목소리를 지역이기주의로 모는 것만이 과연 답인지 재고해야 한다. ‘불필요한 논쟁’으로 일축하며 억압시킨다 하여 본질적인 문제가 과연 해결될까.

책의 저자도 분노란 감정은 삶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억압시킨 분노는 반드시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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