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데이 항공기 에어쇼. (픽사베이)
나토 데이 항공기 에어쇼. (픽사베이)

[더리포트]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악의 외교적 실수 중 하나는 나토(NATO)를 분열시킨 것이다.”

21일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지난 7월 27일 뉴욕타임스(NYT)와 8월 11일 RCN International Outlook의 보도를 인용, 미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 대서양 혈맹이자, 언어, 인종 그리고 문화적 동맹인 나토를 분열시킨 것을 최대의 외교적 실수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신고립주의 직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독일과 프랑스의 나토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러시아와 터키의 지중해 진출 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두 언론은 과거 재정 황제(czar)와 이슬람 슐탄(sultan)의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와 터키가 함께 합심하고 아울려 중국이 동참함으로써 나토를 더욱 분열시켜 미국에게 군사적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에 따르면 문제 중 하나는 터키의 일방적 200마일 배타적 경제수역 선포이다. 지난해 11월 터키는 그리스와 사이프러스 간 분쟁해역인 에게해에 대해 일방적 200마일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하여 이곳 해저에 매장된 석유와 가스에 대한 기득권을 주장하였다.

특히 지난 8월 10일 터키는 해양조사선을 보내 해저탐사를 실시하였으며, 이에 그리스가 항의하고 있으며, 지난 8월 18일 제인스국방주간(JDW)은 그리스와 터키 함정 간 해상충돌이 발생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비록 연안국의 200마일 배타적 경제수역 선포는 국제법 문제이지만, 나토 회원국끼리 상대국과의 관계를 전혀 고려치 않고 일방적으로 200마일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였으며, 이에 대해 미국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과거 같으면 미국이 나서서 그리스와 터키를 방문하여 타협점을 찾게 하는 등의 외교적 노력을 하였으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사이프러스 내 친(親)그리스 정부를 지원하는 그리스가 이에 반발하여 해상경비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해군력이 터키 해군력보다 열세하여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둘째, 터키의 리비아 내전 개입이다. 터키는 러시아 민간보안용역 Wagner사가 약 1,000명의 외인부대를 보낸 카하리파 히프터(Khalifa Hifter) 장군이 지휘하는 리비아 반군에 대응하는 리비아 정부(GNA)를 지원하기 위해 전투기를 배치하고 무기와 장비를 공급하는 등의 과거 북아프리카를 지배하였던 이슬람 제국의 위상과 영향력을 부활시키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터키의 리비아 내전 개입을 터키의 북아프리카 진출로 우려하는 프랑스가 지난 6월 10일에 프랑스 해군력을 리비아 근해에 보내 리비아에 대해 금수품(countrband)를 탑재한 터키 선적 선박을 검색하려 하자, 터키 해군 프리깃함이 프랑스 해군 함정의 검색행위를 저지하는 행동을 하는 등 양국 간 갈등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터키의 행동에 대해 나토 회원국들과 유럽연합은 전혀 대응을 하지 않았고, 터키에게도 나토 회원국으로서의 성실한 의무 이행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나토가 유럽에 산재된 터키 이민족들의 반발과 이들을 통제하는 터키 정부의 고의적 훼방 행위를 우려하여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과거 같았으면, 미국이 나서서 외교적 중재를 하고 나토 회원국 간 갈등이 없도록 지중해를 담당하는 제6함대 전력을 파견하여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였으나, 이번엔 조치를 하지 않았다.

셋째, 터키의 러시아 S-400 대공방어체계 도입이었다. 2019년 7월 13일 터키는 나토의 반대에서 불구하고 러시아로부터 S-400 대공방어체계를 도입하였으며, 이후 터키의 F-35A 스텔스 전투기와 함께 운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터키는 향후 나토군의 주력기가 될 F-35 성능과 작전기량이 모두 러시아로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나토의 우려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산 대공방어체계를 도입하여 기존 미국과 유럽식 대공방어체계와 연동시키는 것은 과거엔 상상도 못할 상황이었으나, 지금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이 조치한 것은 지난 2월 7일 F-35A의 터키 판매 중지이었으며, 이에 터키는 러시아 Su-57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할 것이라고 반발하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미군이 주도하는 나토의 집단방어(collective security) 개념이 무엇인지가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하였다. 

넷째, 미군의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지역에서의 철수이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전화통화만으로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지역으로부터의 미군 철수를 결정하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와 전혀 협의하지 않았다. 북부 쿠르드족 지역에는 미군만이 아닌 나토군도 있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 철수에 따라 이익은 터키만 보았으며, 미군 철수 이후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 진주하여 시리아를 지원하는 이란을 견제하면서 시리아와 적대관계에 있는 이스라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형국이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당시 나토 회원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결정에 대해 서운함을 갖게 되었다.

다섯째, 이란의 동지중해 진출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5년 이란 핵협상』을 일방적으로 폐기하자, 이란은 러시아 및 중국과 전략적 연대를 제휴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반(反)이란연합체를 견제하면서, 이란 해군 함정을 지중해에 배치하고 있다. 2012년과 2018년에 함정을 배치하였으며, 최근 추가 배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은 외교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에 대한 외교적 실수가 지중해에서의 안보 불안을 만들었다면서 이 와중에 이득을 보는 국가는 터키, 러시아 그리고 중국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실수가 동아시아 남중국해와 같이 지중해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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