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미국 제9순회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 for the 9th Circuit)은 지난달 22일 월트 디즈니(Walt Disney)의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이 작가인 아서 리 알프레드(Arthur Lee Alfred II) 및 에제키엘 마르티네스(Ezequiel Martinez Jr.) 등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 4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은 이 사건의 진행상황과 결과를 전했다. 그에 따르면 2003년 디즈니는 원고의 각본과 비슷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Pirates of the Caribbean: Curse of the Black Pearl)’을 발표하였고 이후 4편의 관련 장편 영화를 개봉했다.

알프레드와 마르티네스는 2000년 해적에 대한 각본을 썼다. 이들 작가는 디즈니에 각본을 제출하였으며 디즈니는 각본을 거절하였으나 반환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2017년 디즈니의 영화가 자신들의 각본을 베꼈다고 주장하며 저작권 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의 1심이었던 캘리포니아 중부 지방법원은 원고 각본에서 수많은 요소들이 디즈니의 테마파크와 놀이기구에서 볼 수 있는 해적에 관한 비슷한 이야기로 흔히 볼 수 있다고 판단하며 필수장면(scenes-à-faire) 이론2)을 바탕으로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들은 항소했다.

항소법원은 원고들의 각본과 디즈니의 영화에는 충분한 유사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며 1심 지방법원의 판단을 번복했다. 항소법원은 원고의 각본과 피고의 영화는 충분한 유사성이 있다고 언급하며 영화의 몇몇 장면과 대화 및 어조 등에서 비슷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두 작품 간의 뚜렷한 차이점도 보이긴 하지만 유사점에 관한 선택과 배열이 최소한의 것 이상(more than de minimis)이라고 판단했다.

이 판결에서 지방법원이 이들 유사점 중 일부를 지적하였으나 이들 요소가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흔한 요소라고 결론지어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항소법원은 이들 요소가 실제로 보호받을 수 없는 요소라고 판단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즉 지방법원이 두 작품 사이의 보호할 수 없는 요소들의 선택과 배치를 비교하지 못하여 오류를 범했고 두 작품 간의 상당한 유사점이 있음을 원고가 주장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1심 판결을 번복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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