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국내 연구진이 뇌졸중 후유증을 유발하는 ‘기능해리’의 발생 메커니즘을 밝혀냈니다.

15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은 연구원 소속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김형일 교수 연구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연구로 ‘별세포’의 이상변화가 뇌졸중 후 발생하는 기능해리의 핵심 요소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뇌졸중 연구의 오랜 숙원을 해결함은 물론, 뇌졸중 후유증 치료에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는 뇌 부위가 손상되는 질환이니다. 손상되는 뇌 부위에 따라 운동·언어·의식 장애 등 다양한 후유증이 남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또한 뇌졸중은 발생한 뇌 부위 뿐 아니라 멀리 있는 다른 부위에도 기능적 변화를 일으키는데 이를‘기능해리(Diaschisis)’라고 한다. 기능해리가 나타나면 뇌신경세포들의 활동성이 낮아져 뇌의 대사와 기능이 저하되지만 그 발생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거나(좌) 막혀(우)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는 뇌 부위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언어장애(실어증), 반신마비, 치매, 성격변화, 식물인간, 대소변 못가림, 연하곤란(삼킴 장애) 등 다양한 후유증이 남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이미지=기초과학연구원)

연구진은 지난 연구에서 뇌 백질부에 뇌졸중이 발생하면 그로부터 멀리 떨어진 운동피질 부위(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초미세 신경 변성(신경세포의 점진적인 구조적 또는 기능적 손상)이 일어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신경 변성 부위에서 뇌 신경세포의 한 종류인 별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의 활성과 대사를 억제하여 기능해리를 일으키는 원리를 규명했다.

별세포(astrocyte)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이다. 별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하여 주변 신경세포에 여러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반응성 별세포’라고 하는데, 이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중풍 등 다양한 뇌질환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반응성 별세포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과도하게 분비하여 주변 신경세포의 활성과 대사를 억제시킴으로써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반응성 별세포가 뇌졸중의 병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백질부에 뇌졸중을 유도한 생쥐의 뇌를 관찰했다. 그 결과 그로부터 멀리 있는 운동피질에 가바가 과생성되어 뇌 기능이 저하됨을 확인했다. 뇌졸중이 일어나면 반응성 별세포가 가바를 과다 분비하여 주변 신경세포의 기능을 저하시켜 기능해리를 일으킨다는 의미다​

추가적으로 연구진이 자체 개발해 뉴로바이오젠에 기술이전한 마오비(MAO-B) 억제제 KDS2010의 효능도 확인했다. KDS2010을 사용한 결과, 별세포의 가바 분비가 줄어들어 운동 피질의 기능해리 현상이 완화되고 운동-감각 기능이 회복되었다. 별세포 조절로 가바 생성을 억제하여 기능해리를 완화하는 원리를 규명함과 동시에, 자체 개발 치료제의 효능도 실험으로 입증한 것이다.

김형일 교수는 “기능해리의 신비를 풀고 뇌졸중을 비롯한 신경학적 질환 치료법 중 하나를 처음으로 제시하였다”며 “기능해리를 동반한 다양한 신경학적 뇌질환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지표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창준 단장은 “이번 연구로 뇌졸중 뿐 아니라 편두통, 뇌종양, 뇌염 등 다양한 뇌질환에 동반되는 기능해리 유발 원리를 규명했다”며 “별세포 조절로 향후 다양한 뇌 질환 후유증 치료에 새길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셀 리포트(Cell reports, IF 8.109)온라인 판에 7월 8일 0시(한국시간) 게재됐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