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이 최근 발생된 인도-중국 간 국경분쟁과 관련, 안보와 군사 문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실었다.

12일 군사문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6월 16일부터 8월 28일에 인도-중국-부탄이 행정권한을 주장하는 도크람(Doklam) 지역에서 중국과 인도 간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이어 지난 5월 초에 약 2,200 마일에 걸친 실제통제선(Line of Actual Control) 내 판공호수(Pangong)가 있는 라다크(Ladakh) 분쟁지역에서 중국군이 일방적인 도로 건설을 강행함으로써 인도군과 소규모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이 분쟁은 지난 6월 6일부터 양국 군간 협의가 진행되어 6월 10일 양국 군대가 철수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인도-중국 간 국경은 1962년부터 주기적이며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에 양국 국내외적 환경이 복잡하게 작용하여 발생된 것이라고 우려하였으나, 이례적이고 손쉽게 진정국면에 진입하자 놀라고 있다.

군사문제연구원은 안보 문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 이번 충돌에 다음과 같은 전략적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첫째, 중국-인도 관계와 남중국해 간 연계성이다. 그동안 인도는 중국이 인도의 서남아시아 기득권을 인정하고 군사적 개입을 자제하기를 기대하였으며, 중국은 인도가 남중국해 등에 개입하지 않기를 원하였으나, 이번에는 이런 기대가 충돌로 바꿨다.

둘째, 인도의 아세안(ASEAN)에 대한 중국 견제이다. 2006년에 인도 ONGC Videsh 석유회사가 베트남 PetroVietnam과 해저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에 극초음속 지-대-함 Brahmas 미사일 판매를 시도하며, 인도네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증진하자 중국이 국경충돌로 제동을 걸고 있다는 평가이다. 인도 역시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앞세워 서남아시아 국가에 영향력을 확대하자 불만을 갖고 있었다.

셋째, 국내적 국면 전환이다. 지난해 12월부터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는 양국 지도자의 리더십에 손상을 주었으며, 그 불똥이 인도-중국 국경 분쟁으로 확산되었다는 평가이다.

반면,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양국 해군 간 인도양에서의 힘겨루기가 국경분쟁으로 옮겼다는 평가를 한다.

첫째, 중국 해군 인도양 상시 전개이다. 실제 인도 해군은 중국 해군이 매년 약 7∼8척의 함정을 인도양에 상시 배치하고 있으며, 이에 인도 해군은 상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우려하였다.

둘째, 중국 잠수함의 인도양 진출이다. 중국 해군은 2008년 12월 소말리아 해적퇴치를 위한 해군기동부대를 파견하면서 잠수함을 인도양에 주기적으로 배치하고 있으며, 인도 군사 전문가들은 잠수함 전개와 해적퇴치작전 간은 연관성이 없다고 평가하며 인도를 겨냥한 압력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지부티에 완공한 중국해군기지 근처 전용부두에 잠수함을 계류시킬 수 있는 특수 고무펜더를 설치하여 인도 해군을 자극하였다. 인도는 중국이 지부티 해군기지에 이어 스리랑카 함반토타항, 파키스탄 과다르항, 방글라데쉬 코스바자르항 미얀마 카우큐유항과 몰디브항에 잠수함 계류부두를 확보하여 인도를 좌우로 압박하는 “진주 목걸이 전략(A Strategy for String of Pearls in Indian Ocean)”을 구사한다고 본다.

셋째, 중국의 인도양 해양조사이다. 최근 중국 해군은 전술적 해군 네트워크 구축, 해양 정찰과 감시 그리고 수중 해양조사 등을 실시하여 인도 해군이 우려하고 있다. 지난 3월 22일 『퍼보스(Forbes)』는 중국 해군이 첨단 Type 901형 해상군수지원함과 12개의 Sea Wing(海翼) 수중 무인장비를 인도양에 투입해 수중 해양조사를 실시하는 등 상시 잠수함 전개를 위한 각종 수중 해양조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에 이번 국경분쟁은 단순한 지상 충돌만이 아닌, 인도양에서의 패권 장악을 위한 해양충돌이 개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양국 군사력 경쟁이 곪아 터진 결과라고 평가하였으며, 인도가 중국 해군의 인도양 진출에 대해 별 다른 대안이 없고 중국이 국경분쟁을 일으켜 압박해 오자 지난 5월 21일 국경분쟁 상황을 브리핑하면서 남중국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남중국해 카드” 사용이라고까지 평가하였다.

이에 안보 문제 전문가들조차 이번 인도의 남중국해 언급은 향후 인도-중국 간 군사적 갈등이 지상에서만이 아닌, 인도양에서의 해양통제 패권 장악을 위한 충돌로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였다.

군사문제연구원은 “궁극적으로 안보와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향후 인도-중국 간 군사적 충돌이 더욱 복잡해 질 것으로, 인도와 중국 양국만이 아닌, 호주, 일본 그리고 미국까지 개입되는 지역 분쟁 양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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