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촌. 그런데 이 위기 상황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만약 공급망이 분열될 경우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일 코트라는 미 IBM의 블록체인 서플라이 체인 솔루션 엑셀러레이션의 최낙준 프로그램 디렉터를 인터뷰해 코로나19시대의 공급망 재편과 블록체인의 역할을 알아봤다.

최낙준 프로그램 디렉터는 “외부 환경의 변화로 공급망 분열이 일어날 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빠르게 획득한 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공급원, 유통 경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신속하게 발굴함으로써 위기에 대응하는 사업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코트라 김동그라미 미국 뉴욕무역관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가 불을 붙인 공급망 재편의 요구가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가속화 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

최낙준 디렉터는 코로나19로 기존의 ‘Point to point’ 거래 방식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블록체인 기술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이 급변하는 위기상황에서 공급망이 분열될 경우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우리는 코로나19로 이미 이것을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외부 환경의 변화로 공급망 분열이 일어날 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빠르게 획득한 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공급원, 유통 경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신속하게 발굴함으로써 위기에 대응하는 사업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기업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유통의 고리가 재역할을 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문제는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부각됐다.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곳은 헬스케어와 식료품 산업이었다. 식료품점에서는 수요 급증으로 연일 우유 가격이 올랐지만 식당에 우유를 납품해오던 축산농가는 식당들이 문을 닫자 팔 곳을 찾지 못해 생산한 우유를 하수구에 흘려 보냈다. 의료 분야 역시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로 의료용품의 수요가 폭발하자 기존의 의료용품 조달 프로세스 이외에 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마스크, 가운 및 필수 물자를 생산하기 위해 나섰다. 그러나 이를 구매해야 하는 병원, 정부, 약국 등은 각 업체의 생산 능력을 한 눈에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최 디렉터는 “블록체인 기술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며 "환경 변화로 새로운 수요가 발생했을 때 재빨리 믿을 수 있는 공급처를 찾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품귀현상을 빚었던 마스크를 예로 들었다. A라는 기업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마스크 수요를 포착하고 공급업체를 찾고 있다. 예전 방식이라면 공급망을 찾아 검증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해당 기업의 사업 모델, 재무상태, 마스크의 품질, 생산능력 등을 검토하기 위한 수많은 서류가 오고 간 뒤에야 계약이 채결된다. 통상 여기에 쏟는 시간만 30~60일, 길게는 90일이 넘게 걸리기도 한고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하루가 급한 마스크를 조달하기에는 무척이나 긴 시간이고 투자다. 만약 공급망 선정부터 계약까지 블록체인을 기술을 활용했다면 어땠을까.

최 디렉터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공급계약을 채결할 때 처음 만나는 업체라 하더라도 필요한 정보와 이력을 실시간 디지털 형태로 바로 검증할 수 있어 거래의 신속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며 "안전하면서도 신뢰성 있는 중요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블록체인의 제공가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필요한 곳에 의료장비 공급업체를 연결해주는 IBM의 ‘Rapid Supplier Connect’의 활약이 돋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연방·지방정부의 조달부서, 의료기관, 약국 등 바이어와 의료장비 공급망을 연결해 주는 솔루션으로 필요한 곳에 빠르게 의료장비와 개인 보호구를 공급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오는 8월 말까지 협력업체에 무상으로 제공된다.

IBM의 Rapid Supplier Connect
IBM의 Rapid Supplier Connect. (자료= newsroom.ibm.com, 코트라)

최 디렉터는 point to point 방식의 공급망 채결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와 공급이 다이나믹하게 다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위기에 빠르게 대응하고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공급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샐러드 식당을 운영한다고 가정해 보자. 시시각각 변하는 채소와 과일의 소비자 수요, 특정 품목에 발견된 병원균, 리콜 등 공급망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은 너무나 많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디지털 정보로 수요와 공급 문제를 적소에 파악해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의 이러한 기능 활용은 비단 식품이나 의료기기 공급망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 디렉터는 “블록체인 기술이 국방분야에도 적용된다”며 “군사적 위협 발생 시 단시간 내에 필요한 국방물자를 어디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수할지 내부 블록을 구성하고 공급망을 관리해 빠른 대응을 가능케 한다”고 전했다.

공급망에서 블록체인은 여러 조직 간에 정보 공유를 통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구축하고, 생산-물류-소매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한 데이터를 토대로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공급망을 가동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공급망의 다변화가 필요할 때 새로운 협업의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 역시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기능이다.

최 디렉터는 “최근 프로세스 자동화, AI와 머신러닝, IoT 등이 상당한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기업간 협업에서 이러한 기술의 가치 실현은 데이터의 신뢰성에 크게 의존한다”고 지적하면서 “데이터의 신뢰성이 적은 신기술의 도입은 오히려 기업에 혼란만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간의 신뢰성 있는 데이터의 공유를 위해 블록체인은 앞으로도 그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실제 블록체인을 초기부터 포괄한 IBM의 주요 고객들의 경우 데이터 공유의 취지를 초월하여 이를 이용한 기존 사업의 빠른 확대 및 다변화, 기업 효율성 증대 그리고 신규 사업 모델 창출 전략을 우리와 논의하고 있다”며 그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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