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지난해 일본의 스타트업 자금 조달이 4462억 엔으로 역대 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코트라는 일본 VC와 닛케이 신문 인터뷰 자료와 Japan Startup Finance 보고서를 통해 일본 스타트업 펀딩 생태계의 전망을 정리했다.

코트라가 일본 유력 스타트업 정보지 INITIAL JAPAN(구 Japan Venture Research)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일본 국내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금액은 4462억 엔으로 2018년 역대 최대 규모를 넘어섰다. 이 펀딩금액 중 75%에 해당하는 3618억 엔은 VC와 CVC가 출자했다. 스타트업 1개사당 펀딩금액도 꾸준히 우상향 상승 추세를 보였다.

3월 21일부터 26일까지 닛케이 비즈니스가 일본 국내 VC 3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VC 담당자들은 코로나19, 유가 하락 등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일본 기업의 투자여력이 약해짐에 따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18년 일본 법인기업의 내부유보금(이익잉여금)은 483조 엔으로 2013년 이후 7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더욱 악화되면서 일본 상장기업들은 현금비중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도요타 자동차는 3월 27일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미쓰비시UFJ은행과 1조 엔 규모의 신용공여를 설정했다. 신용공여란 기업과 은행이 사전에 합의한 기간과 범위 안에서 대출을 보증하는 계약으로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닛케이 신문은 6조 엔 규모의 현금자산과 무차입경영 원칙을 고수하던 도요타자동차가 신용공여를 설정한 것은 추후 세계 자동차시장의 침체 장기화를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행동으로 분석했다.

일본 스타트업 펀딩 현황. (그래픽=Japan Startup Finance Report 2019, 코트라)
일본 스타트업 펀딩 현황. (그래픽=Japan Startup Finance Report 2019, 코트라)

한편 코로나 확산으로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일부 VC들은 2019년 대비 투자규모를 유지 또는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 신문의 해당 설문조사에 응답한 VC 30개사 중 80%에 해당하는 24개사가 작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 또는 적극적인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이유는 스타트업의 주가가 낮아지면서 현재보다 낮은 비용으로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서 한 VC 관계자는 2019년 스타트업 투자 붐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진 기업에 대해 적정한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 번째 이유는 자금력을 갖춘 VC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8년 Merukari, Sansan, Freee, Preferred Networks 등의 일본 유니콘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올렸던 VC에 기관 투자가의 투자 자금이 더해진 것이다.

또한 2020년 4월 1일부터 시행된 오픈 이노베이션 촉진세제 개편도 일본 스타트업에 있어 호재로 작용될 수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촉진세제란, 2020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적용되는 법인세 감면 혜택으로 일본 국내 기업 혹은 CVC가 설립 후 10년 미만의 미상장 스타트업에 1억 엔 이상을 출자할 경우 출자액의 25%를 소득액에서 공제해 기업의 세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일본 세법상 소득액 1억 엔, 자본금 1억 엔 이상인 기업이 스타트업에 1억 엔을 출자하는 경우 740만 엔의 법인세가 감면된다.

보고서를 쓴 코트라 김대수 일본 후쿠오카무역관은 “일본 스타트업의 펀딩 동향은 코로나19 확산 등의 악재와 투자 감세 제도 신설, 일부 VC의 적극 투자 검토 등의 호재가 뒤섞인 복잡계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닛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 참가한 30개사의 VC 담당자들 말을 인용, 김대수 무역관은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생존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 확보와 비용절감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은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은 은행융자나 정부 보조금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

아울러 “향후 일본 시장 진출이나 기술제휴 등의 목적으로 일본 VC 또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검토하는 기업은 관련 세미나 참가 및 관계자와의 접촉 등을 통해 이러한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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