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수 있고 접을 수 있으며 세탁도 가능한 초고효율 파장변환 투명 광필름 모식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더리포트] 국내 연구진이 적외선을 시각화하여 응용의 폭을 넓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 원장 직무대행 윤석진)은 나노포토닉스연구센터 권석준 박사 팀이 경희대학교(경희대, 총장 한균태) 응용화학과 고두현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근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 파장변환하여 시각화 할 수 있는 다기능성 광필름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적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빛임에도 활용도가 높아 열화상 카메라, 바이오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따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나 자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변환하면 빛에 담긴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어, 디스플레이나 이미지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고화질 TV에 쓰이고 있는 퀀텀닷(양자점)도 자외선을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으로 바꿔 디스플레이에 이용하는 일종의 파장변환 기술로 볼 수 있다.

자외선의 경우 큰 에너지를 갖고 있으므로 가시광선으로 변환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고, 변환 효율이 높다. 하지만 에너지가 낮은 근적외선의 경우 두 개 이상의 광자를 흡수해 한 개의 높은 에너지를 갖는 광자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근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변환하는 효율은 퀀텀닷의 1/100~1/1000 수준으로 매우 낮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는 센서, 디스플레이, 이미징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될 수 있는 근적외선-가시광 변환 특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만드는 데 큰 걸림돌이었다.

KIST 연구진은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산화 실리콘(실리카) 구체를 바둑판 모양의 격자로 배열하고, 실리카 구체 표면 위에 파장변환 나노물질과 금속 구조체를 형성시켰다. 이 구조를 통해 근적외선의 흡광과 가시광선의 발광을 동시에 극대화시켜 근적외선-가시광선 파장변환 효율을 기존 대비 1,000배 가까이 증폭시킬 수 있었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실리카 마이크로 구체의 격자 배열은 투명 필름으로 쉽게 전사(transfer)할 수 있고, 그 필름을 접거나 휘게 만들고, 심지어 세제로 세탁해도 파장변환된 빛의 세기가 보존됨을 확인하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KIST 권석준 박사는 “현재 적외선을 활용한 센서는 한 종류의 데이터만 수집할 수 있는 수준인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한 번에 수집, 이미지화할 수 있다.”라며 “접기, 세탁성, 다른 필름으로의 전사 용이성 등 다양한 공정상 장점이 있어 폴더블 기기, 웨어러블 센서나 유연한 파장변환 이미징 장치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이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영펠로우사업, 한국연구재단 미래유망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행되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공학분야 국제저명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IF: 15.62, JCR분야 상위 3.04%)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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