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이 개발한 ‘공간 게이팅 현미경’의 모습. (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이 개발한 ‘공간 게이팅 현미경’의 모습. (사진=기초과학연구원)

[더리포트] 생체 내부를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현미경이 등장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최원식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부연구단장 연구팀이 초음파를 이용해 기존 현미경으로 볼 수 없었던 생체 내부의 미세구조를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기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눈으로 보기 어려운 미세 구조는 광학 현미경을 통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광학 현미경으로도 생체 내부 구조를 관찰하긴 어렵다. 무작위로 산란하는 빛인 산란광이 강해져 마치 안개 속처럼 이미지를 흐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반면, 초음파 영상은 태아를 감별할 수 있을 정도로 생체 내부 깊은 곳까지 관찰할 수 있지만 해상도가 낮아 미세한 구조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광학 현미경과 초음파 영상의 장점만을 결합하여 생체 내부 깊은 곳을 높은 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공간 게이팅(space-gating) 현미경’을 개발했다.

공간 게이팅 현미경은 초음파의 초점을 지나는 빛만 측정하는 방식으로 산란광의 세기를 감쇄시킨다. 초음파가 무작위로 산란되던 빛을 걸러내고 관찰하고자 하는 곳만 관찰할 수 있는 일종의 ‘빛 거름망’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통해 산란광의 세기를 100배 이상 감쇄시켰다.

장무석 KAIST 교수(前IBS 연구위원) “촘촘한 거름망을 사용하면 더 고운 가루만 남는 것처럼 초음파의 초점을 작게 할수록 산란광을 더 많이 감쇄시킬 수 있다”며 “향후 산란광을 1000~1만 배 수준까지 감쇄시켜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현미경을 이용해 별도의 형광 표지 없이 부화한지 30일 된 성체 제브라피시의 척추 안쪽 근육 조직을 관찰했다. 절단을 통해서만 내부 근육을 관찰할 수 있던 기존 기술과 달리 자연 상태 그대로 살아있는 제브라피시 내부 조직을 꿰뚫어 관찰했다.

연구진은 인체 조직에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 게이팅 기술을 구현해나갈 계획이다. 향후 현미경을 소형화하고 이미징 속도를 증가시키면, 실시간 질병 진단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초음파 결합 광학 현미경은 기존 광학 현미경의 얕은 이미징 깊이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며 “공간 게이팅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빛의 산란 현상을 이해하고, 의생명 광학 기술 분야 활용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월 5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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