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 심리학> 세르주 치코티, 니콜라 게갱 지음 | 이소영 옮김 | 책공장더불어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침팬지, 늑대, 개, 고양이 중 인간과 의사소통이 가장 뛰어난 동물은 뭘까.

아마 대개의 사람은 ‘침팬지’라 답할 것이다. 도구를 사용하고 먹이를 분배할 줄 알고 복잡한 인사행동을 하는 등 예시 중 사람을 제외한 영장류 중에서 인간과 흡사한 행동을 하는 동물은 침팬지이니 말이다. 그런 이유로 의사소통 면에서 더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답은 인간에게 가장 친근한 벗, 개다.

동물행동학자들은 이 질문에 답을 내기 위해 몇 가지를 실험했다. 연구진은 먹이를 숨겨 놓고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동물들이 먹이를 찾도록 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먼저 먹이가 있는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법, 먹이가 있는 곳을 향해 머리를 돌리거나 시선을 향한 채 뚫어지게 바라보는 방법, 먹이가 있는 곳을 향해 몸을 구부리거나 고갯짓을 하는 방법 등이다.

개는 여러 방법 가운데 주인이 먹이를 숨긴 곳으로 고개는 돌리지 않고 눈짓만 할 때를 가장 어려워했지만, 이 경우에도 몇몇 개는 먹이를 찾았다. 나머지 실험에서는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이 모두 먹이를 찾는 결과를 보였다.

이에 반해 같은 갯과인 늑대는 달랐다. 늑대는 개와 달리 물건을 가리키는 인간이 손을 계속 쳐다보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시선을 피했다. 사람의 시선을 쫓아갈 줄 몰랐던 것. 이는 침팬지도 마찬가지였다. 개만큼 사람이 보내는 신호를 해석하지 못했다.

고양이는 어떨까. 고양이는 반려인이 손가락으로 먹이를 가리키면 개처럼 먹이를 찾을 줄 알았다. 하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먹이를 숨기고 개와 고양이의 행동을 지켜보자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개는 먹이를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오랫동안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는 등 사람에게 도와달라는 행동을 보였지만, 고양이는 스스로 먹이를 잡으려고 계속 노력할 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처럼 개가 인간의 의사소통 방식을 잘 이해하는 이유는 수천 년 전부터 인간과 함께 살아왔으며 개와 인간이 공동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 심리학>(책공장더불어.2012)이 전하는 내용이다.

개고기 논란이 여전하고 학대 소식이 이따금 들리지만, 인간과 눈짓까지 통하는 개는 이제 애완동물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동물’로 재인식되고 있다. 최근 동물 상조부터 반려견에 맞춘 전용주택단지, 애견 전문 사진 스튜디오 등 반려동물 산업의 급속한 발전이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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