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병원체에 대응하는 림프절 세포의 면역반응 조절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13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연구원 소속 혈관 연구단이 림프절 세포의‘히포 신호전달경로’가 병원체에 대한 림프절 면역반응 조절에 필수적임을 규명했다. 병원체는 사람이나 동물에 감염되어 다양한 형태의 질병을 유발하는 미생물, 세균, 바이러스 등을 말한다.

림프절은 직경 1~20mm 강낭콩 모양의 면역기관입니다. 전신에 분포해 있으며, 주로 겨드랑이, 사타구니, 목, 가슴, 배에 모여 있다. 체내외의 병원체가 림프절로 들어오면 림프절 내 면역세포가 활성화되어 면역반응을 한다.

면역반응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림프절을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 내‘신호전달경로’를 적절히 작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신호전달경로는 세초가 수용체를 통해 외부의 신호를 받아들이고 그에 대응하는 기능을 발현할 때까지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이다.

기존에 히포 신호전달경로는 세포 분열 억제 및 사멸을 촉진함으로써 신체 기관의 성장을 억제, 그 크기를 결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경로와 관련된 hippo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면 초파리 조직이 과성장하여 하마(hippopotamus)의 주름처럼 보인다고 하여 ‘히포’라고 명명되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림프절 내부 구조를 이루는 섬유아 세망세포의 ‘히포 신호전달경로’가 림프절 면역반응 조절에 필수적임을 밝혔다. 히포 신호전달경로가 섬유아 세망세포 분화 초기에는 활성화되고, 후기에는 비활성화되어야 면역반응이 정상적으로 일어났다.

연구팀은 히포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는 Yap/Taz 단백질의 유전자를 변형시킨 생쥐 모델 20여 종류를 준비한 후, 림프절 내 섬유아 세망세포 분화 정도와 히포 신호전달경로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면역반응이 어떻게 조절되는 지 관찰했다.

먼저 섬유아 세망세포 분화 초기에 히포 신호전달경로가 비활성화되면 면역반응 이상 및 체중감소 증상이 관찰되었다. 세포 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섬유아 세망세포는 병원체 감염 시 사이토카인이라는 면역조절단백질을 분비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세포 분화 이상으로 섬유아 세망세포가 지방세포화 되면 사이토카인이 분비되지 않아 면역반응이 정상적으로 일어날 수 없다. 또한 림프절 내부 구조를 이루는 섬유아 세망세포가 감소하면 병원체에 대한 면역반응이 일어날 공간을 충분히 마련하기 어렵다.

이어 섬유아 세망세포 분화 후기에 히포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되면 림프절이 섬유화 되어 면역기능이 마비됨을 관찰했다. 섬유아 세망세포로부터 섬유화를 촉진하는 물질이 분비되면 림프절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면역기능을 수행하기 힘들다. 히포 신호전달경로의 Yap/Taz 단백질 활성화 시 림프절 섬유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 추후 기관 및 장기의 섬유화 치료에 Yap/Taz 저해제가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 림프절 내 섬유아 세망세포의 분화 정도와 히포 신호전달경로의 연관성을 나타낸 모식도.
▲ 림프절 내 섬유아 세망세포의 분화 정도와 히포 신호전달경로의 연관성을 나타낸 모식도. (이미지=기초과학연구원)

배호성 연구위원은“이번 연구로 림프절 내 섬유아 세망세포의 ‘히포 신호전달경로’가 면역반응 조절의 핵심 기전임을 밝혔다”며 “병원체 감염, 만성염증, 림프절 섬유화, 림프절 암전이와 같은 면역질환 치료에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878)에 1월 24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