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 경제성을 대폭 높인 이산화탄소 제거 촉매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 이효영 부연구단장은 최근 가시광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산소와 일산화탄소로 변환하는 촉매를 개발했다. 가시광선으로 작용해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다, 연료로 변환 가능한 일산화탄소를 일반 촉매보다 200배, 기존의 가장 우수한 촉매보다 15배 많이 생산할 수 있어 수익성이 향상되었다.

기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이산화티타늄(TiO2)’ 은 한 해 500만 톤 이상 소비되어 자외선 차단제, 탈취·살균제 등에 쓰인다. 자외선을 흡수하면서 물과 이산화탄소를 메탄, 일산화탄소, 그리고 다량의 산소로 변환하는 촉매다. 부산물인 메탄과 일산화탄소로 연료·메탄올 등 유용한 화합물을 만들 수 있어, 이를 통해 생산 비용을 회수하는 이산화탄소 제거제를 개발하고자 지난 50년간 연구가 계속되었다.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이효영의 블루 이산화티타늄’ (이미지=기초과학연구원)

특히 가시광선까지 흡수하는 가시광촉매는, 자외선만 흡수하는 기존 촉매보다 많은 에너지를 활용하면서 병원·지하철 등 실내에서 작동해 이산화탄소 촉매 연구의 핵심 과제로 여겨졌다.

연구진은 지난 9월 이산화티타늄의 일부 결정 구조를 변경해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촉매 ‘비결정아나타제-결정루타일 이산화티타늄’ 제조에 성공했다. 이산화티타늄은 분자구조에 따라 아나타제 결정과 루타일 결정 두 가지 상을 이룰 수 있는데, 혼합된 이산화티타늄 입자에서 아나타제만 골라 환원한 것이다.

가시광선으로 작용하는 이 촉매는 저자 이름을 따 ‘이효영의 블루 이산화티타늄’으로 이름 붙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효영의 블루 이산화티타늄’을 개선해 메탄 없이 일산화탄소만 생산하는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촉매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빛 흡수 시 생성되는 전하의 수와 이동성을 향상시키고자 실험을 고안했다. ‘이효영의 블루 이산화티타늄’에 다른 물질을 도핑해 불균일한 구조를 만들면, 전하 생성이 증가해 광효율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도핑 재료로는 일산화탄소 발생률을 높일 수 있는 은과 텅스텐산화물을 도핑해 하이브리드 촉매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이브리드 촉매는 흡수된 빛 중 34.8%를 촉매 변환에 활용했는데, 이는 기존 촉매의 광효율보다 3배 높다. 또 이산화탄소-산소 변환 과정에서 메탄 없이 일산화탄소 한 가지만 발생해 응용이 쉬워졌다. 일산화탄소 양은 기존 이산화티타늄 촉매보다 200배, 학계에 보고된 가장 우수한 촉매보다 15배 많이 발생했다.

또 기존 이산화티타늄 공정이 고온·고압의 기체를 다뤄 위험성이 큰 데 비해 상온·상압에서 액체상으로 합성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효영 부연구단장은 “가시광선으로 작동하는 블루이산화티타늄 제조에 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가시광촉매를 개발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미세먼지와 병원 내 병원균 등을 제거하는 데에도 역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다양한 연구분야에 적용돼 전세계에 전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화학·재료분야 세계적인 권위지인 ‘머터리얼스 투데이(Materials Today)'지에 1월3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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